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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원봉사활동, 점차 조직화|자원봉사 교육받은 45명「한울가족」조직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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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1면

본격적인 자원봉사교육을 받은 여성들이「한울가족」이란 자원봉사단체를 만들어 활발한 활동을 벌이고 있다.
이대 한국여성연구소가「자원봉사활동을 위한 재교육」프로그램에서 배출한 제4기 졸업생들이 주축이 되어 발족한「한울가족」은 자원봉사활동이 조직화 추세를 따른다는 점에서 그 뜻이 크다. 여성들의 자원봉사활동은 70년대 들어 개인이 자원봉사를 위한 일거리를 찾는 형식에서 점차 YWCA·YMCA등 여성단체와 사화단체에서 일원화된 창구를 마련함으로써 체계화 기틀을 조성하기 시작했다.
「한울타리가족」이란 의미에서「한울가족」을 결성한 이들 자원봉사자들은 모두 서울에 거주하는 여성 45명이 뭉친 단체다.
지난 6월20일부터 본격적인 봉사활동에 나선 이들은 미혼여성과 주부가 대부분으로 지금까지 난지각와 맹인가족을 방문, 보모활동을 주로 벌여왔다.
옥민헌씨 (주부·38·한울가족회장) 는『자원봉사교육을 받으면서 봉사를 하고 싶어도 마당한 일거리를 구하지 못해 망설이는 주위의 여성들과 의전을 합쳐「한울가족」을 만들기로 했다』면서 한국여성연구소에서 받은 교육프로그램중 따뜻한 손길을 필요로 하는 곳을 직접 방문한 현지실습이 봉사의 의미를 깨우쳐 주는데 큰 도움이 되었다고 말한다.
현재「한울가족」회원들은 10월부터 은평천사원에서 정기적으로 봉사활동을 벌이고 있다. 뇌성마비아동과 고아를 주로 수용하고 있는 이곳 전사원에서 이들이 맡은 주업무는 아이들과 함께 놀아주거나 청소·세탁·바느질을 해주는 것.
봉사활동시간은 1주일에 한번 45명의 회원들이 상오·하오 또는 격일제로 순번을 정하여 참석하고 있다.
특히 이들 자원봉사자들은 이곳 천사원에서 각 개인에 대한 특성·취미·버릇·건강상태를 파악하면서 아이들과 함께 생활해 나가고 있어 천사원 보모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미혼여성으로서 자원봉사에 나선 김양기양(24·서울 강남구 방배동) 은 집안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단 한 주일도 거르지 않고 천사원을 방문, 뇌성마비아동을 돌보고 있다며 악수 한번만 해주어도『엄마, 엄마』하고 따르는 아이들을 보면서 봉사에 대한 신념을 키워나간다고 소감을 밝힌다. 일반적으로 자원봉사가 조직화되는데는 회원들의 단결이 가장 큰문제로 대두된다.
그 때문에「한울가족」은 회원들의 단결력을 위해 봉사가 끝나면 반드시 하루의 일과를 정리하는 자리를 마련하고 봉사가 없는 날이면 회원들의 가정을 돌아가면서 방문, 봉사계획 외에 친목도모를 위해서도 노력하고 있다. 기금마련을 위해서는「한울가족」이란 명칭이 새겨진 오프너를 7백개 정도 판매하고 있고 11월 초순 일일찻집을 운영할 계획도 세워두고 있다.
「한울가족」의 봉사활동을 지켜본 조규환 은평천사원원장은 주부들의 자원봉사는 의욕만 앞서고 봉사의 신념이 뚜렷하지 않아 아동들에게 실망을 안겨주기도 했다면서 한두 아동을 책임지고 맡아 봉사하는「한울가족」의 봉사방법은 그런 점에서 상당히 효과적이라고 덧붙인다. <육상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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