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손정의, 부활 날갯짓… 소프트뱅크, 적자사업 구조조정 성공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경제 06면

재일교포 손정의(사진)씨가 회장으로 있는 소프트뱅크가 화려한 부활을 꿈꾸고 있다고 인터내셔널 헤럴드 트리뷴(IHT)이 3일 보도했다.

인터넷 열풍을 등에 업고 2000년 손 회장은 700억달러의 자산을 가진 세계 4위의 부호에 오르기도 했지만 이후 쇠락을 거듭했다. 그러나 소프트뱅크는 적자사업의 구조조정과 중국에서의 투자성공 등으로 달라진 모습을 보이기 시작했다. 이는 주가 움직임에서 여실히 드러난다. 소프트뱅크의 주가는 지난 6월 3690엔으로 최저점을 기록한 뒤 상승하기 시작해 최근 6940엔까지 올랐다. 소프트뱅크가 상당수의 지분을 갖고 있는 벤처캐피탈회사 SBI홀딩스와 SBI홀딩스가 최대 주주로 있는 이트레이드증권의 주가도 같은 시기에 두배 가까이 상승했다.

이처럼 소프트뱅크와 자회사의 주가 상승은 손정의 회장이 "사세 확대를 위한 무리한 투자는 이제 그만하겠다"며 회사 운영 방침의 변경을 천명하면서부터다. 그는 "즉각적인 이윤을 낼 수 없는 벤처사업에 돈을 퍼붓는 대신 수익 전망이 있는 사업에 우선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이치요시증권의 한 분석가는 "소프트뱅크가 ADSL(비대칭 가입자 회선)이나 휴대전화 서비스에 투자하고 있는 것이 좋은 예"라며 "시장은 손 회장의 투자방침 변경에 손을 들어줬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손 회장이 강점을 보여 온 벤처투자를 포기한 것은 아니다. 손 회장과 그의 친동생인 손태장 겅호엔터테인먼트 대표는 4000억원 규모의 펀드를 조성, 9월 초 국내 게임업체인 그라비티를 인수했다. 그라비티 인수 후 겅호의 주가가 급등했다.

또 손 회장은 중국의 이베이로 통하는 알리바바에 대한 투자로 엄청난 부를 거머쥘 것으로 보인다. 2년 전 손 회장은 1800만달러를 알리바바에 투자해 30%의 지분을 확보했는데, 나스닥 상장설이 나오면서 이 회사의 가치가 45억달러까지 치솟았다.

김준현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