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도 인수협상, 3파전 압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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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1면

국내 최대의 자동차 부품업체인 만도를 둘러싼 인수전이 일단 지멘스.TRW와 현대차 등 3파전으로 압축됐다. 3일 만도에 따르면 우선협상자 후보에 올랐던 독일의 컨티넨탈이 인수 의사를 철회함에 따라 만도의 대주주인 J P 모건 계열의 선세이지는 나머지 후보인 지멘스.TRW를 놓고 우선 협상자를 저울질하고 있다.

그러나 이들 업체는 선세이지의 매각 희망가격인 1조5000억~2조원에 못 미치는 1조원가량을 제시하고 있어 현대차와도 별도의 협상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차 정몽구 회장은 9월에 만도 인수 의사를 밝혔다. 만도 관계자는 "외국 업체들은 현대차에 대한 납품이 보장되지 않는 한 인수가를 높일 생각이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만도는 현대차에 대한 납품으로 매출의 70%를 올리고 있다.

한라건설의 인수 의향도 변수다. 한라건설은 만도의 50% 이상 지분이 변동할 때 우선협상자와 같은 가격으로 주식을 매수할 수 있는 권리를 갖고 있다. 지난달 26일 한라건설 정몽원 회장은 만도 노조 지도부와의 회동에서 만도 인수 의사를 내비쳤다. 한라건설이 예상하는 만도 인수 가격은 1조원 내외다. 이를 위해 한라건설은 내부 유보자금 수천억원과 범현대가 등 외부 펀드를 조달해 자금을 확보해 놓고 있다.

만도는 올해 매출 1조5000억원에 순이익 1480억원을 바라보고 있다. 만도는 1997년 한라그룹이 해체된 뒤 경영난을 겪다가 99년 선세이지에 6000억원에 매각됐다. 현재 만도 지분 분포는 ▶선세이지(73.11%)▶정몽원(9.27%)▶한라건설(9.27%) 등으로 이뤄졌다.

김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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