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층은 덥고 아래층은 추운 「하향식」|아파트 『난방싸움』5개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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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고층아파트의 난방시설 개수공사를 둘러싸고 위·아래층 입주자들끼리 이해가 대립, 공사가 중단된채 5개윌째 팽팽한 시비를 벌이고 있다. 이웃사촌사이에 실력행사·맞진정·에너지전문기관의 기술진단등 소동을 벌이고있는곳은 서울서초동 진흥아파트. 7개동 6백15가구가 입주해있는 이아파트는 겨울철이면 위·아래층의 실내온도가 10도이상이나 차이가 난다는 말많은 하향식(하향식)난방시설이 시비의 화근이 됐다.
발단은 지난5월26일 1차로 7동과 8동2개동의 l, 2, 3층에 대해 「절충식 난방시설」공사를시작하면서 부터였다.
15층 건물인 진흥아파트는 하향식 난방시설이어서 위층부터 더워지기 시작, 아래층으로 열이 내려오도록 돼있다.
이 때문에 1, 2, 3층 입주자들은 겨울철이면 똑같이 난방비를 물면서도 10층이상 가정에 비해 10도이상 차이가 생겨 전열기구를 사용하는등 추위에 시달린다며 불만이 컸다는 것.
입주자대표회의는 아래층입주자들의 호소를 받아들여 시공회사인 진흥기업측에 대해 난방시설 하자보수공사를 요구하기로 의결, 하자보수기금에서 1천5백만원을 확보했다.
절충식 난방은 열공급파이프에서 따로파이프를 연결, 1층에서 3층으로 열이 올라가도록하는 방식.
그러나 막상 공사가 시작되자 4층이상 입주자들의 반발이 거세게 있었다.
절충식 난방시설을 할경우 l∼3층은 실내온도가 올라가지만 그반면 4∼15층은 온도가 떨어질것이 아니냐는 우려때문이었다.
이들은 1∼3층에 사는 일부 입주자대표위원들이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다른 입주자들의 동의도 얻지않고 공사를 시작했다고 비난했다.
4∼15층 입주자들은 시공회사의 하자보수기간이 만료됐기 때문에 이번 난방공사이후 문제가 생기면 책임소재가 불분명해져 결국입주자들만이 피해를 보게된다고 주장했다.
위층 입주자들은 입주자대표회의에 공사중지를 요청했으나 공사가 강행되자 지난6월21일엔 3층 공사장으로 몰려가 실력행사로 공사를 방해, 경찰이 출동하는 소동을 빚기도했다.
주민들의 이같은 대립은 외부로까지 번져 서울 강남경찰서에 「맞진정」하는 사태로 발전했다.
4층입주자 최모씨(38·여)등은 4∼15층의 입주자 4백26명의 연서를 받아 『부당한 난방공 사를 막아달라』고 진정했다. 이에질세라 1층입주자 김모씨(48)등도 『입주자들의 공사방해 행위를 중단시켜달라』는 진정서를 제출했다.
김씨등은 절충식 난방시설을 할경우에도 4층이상의 입주자에겐 피해가 없다는 에너지관리공단의 진단결과도 첨부해 주장을 뒷받짐했다.
경찰은 양쪽의 팽팽한 주장에 대해 현재까지 모두형사문제화 하기는 어렵다는 입장을 취하고 있다.
이같은 대립이 계속되자 강남구청과 경찰이 중간에 나서 중재를 시도했으나 현재까지 타협의 실마리를 찾지 못하고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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