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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물성 자연식품도 과식하면 해롭다|수요 부쩍 늘어난 자연식품의 허실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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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식물성 자연식품이 최근 들어 각광을 받고있다.
2년전부터 국내에 대중적으로 보급되기 시작한 자연식 붐의 영향으로 인기를 누리고 있는 이들 자연식품은 현재 서울의 전문취급업소만도 무공해식품 15군데, 건강식품 2백50여 곳을 헤아린다.
그러나 이같은 일반인의 선호와는 달리 영양학자들은 맹목적 과신을 크게 우려하고 있다.
식물성 자연식품이 각광을 받게된 원인은 생활수준이 향상되면서 육류·지방의 섭취가 늘고 채소·과일의 섭취가 줄어들어 저섬유 식사로 인한 문화병이 늘어난 때문. 따라서 식물성 자연식품을 먹음으로써 지방섭취를 줄이는 미식운동이 일반인에게 파고들었다.
또 자연식품의 저장성과 질을 높이기 의해 만든 가공식품이 상도덕의 타락으로 각종 첨가물을 허용치 이상으로 남용, 인체에 해를 끼치게된 것도 한 원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최근들어 자연식품이 각광을 받자 재배과정에서 과다한 농약, 화학비료 사용이 새삼, 문제가 돼 농약 대신 퇴비를 사용하는 무공해식품이 등장해 인기를 끌게된 것.
그러나 식물성 자연식품의 섭취가 만사형통은 아니라고 이기열교수(연세대·영양학)는 말한다.
즉, 자연식품 중에는 자체 내에 독성을 지니고 있는 것이 있어 이를 과잉 섭취할 경우 문제가 된다는 것. 감자의 솔라닌은 물론 양배추·양파 등은 많이 먹을 경우 갑상선종을 유발하기도 하며 시금치에 함유된 질산염도 박테리아와 작용, 아질산염이 되면 빈혈을 일으키게 된다.
뿐만아니라 영양가가 높은 식품이라 하더라도 조리여부에 따라 해를 미치기도 한다는 것. 일례로 최근건강식품으로 날콩을 먹는 경우가 많은데 날콩에는 트림신이라는 성분이 있어 단백질 분해를 방해하는 작용을 하므로 오히려 역효과를 빚게된다. 따라서 비교적 완전식품에 속하는 콩의 바른 영양을 섭취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익혀 먹어야 한다는게 그의 충고다.
그가 다음으로 지적하는 것은 지나친 식물성 자연식품 선호로 말미암은 영양상의 불균형. 단백질·지방 등의 부족으로 영양결핍증을 야기하게된다.
『그러나 가장 경계해야할 것은 무공해식품·건강식품에 대한 맹목적 과신』이라고 이교수는 지적한다.
퇴비를 사용하고 지력을 소생시켜 곡물을 재배한다해도 퇴비에 들어있기 쉬운 기생충병·전염병문제, 수질오염, 낙진에 의한 방사선 피해 등을 고려할 때 무공해식품이란 존재하지 않는다는게 그의 견해.
또 생약과 식품은 엄연히 다름에도 불구하고 생약을 식품화 하여 상습·복용하는 것도 문제. 약효는 개인의 건강상태에 따라 그 양을 적당히 함으로써 진가를 얻을 수 있으며 약이 필요치 않는 사람이 무턱대고 식품으로 장기 복용할 경우 오히려 간의 해독작용에 부담을 주어 결과적으로 간이 약해지는 부작용을 남는다.
따라서 식물성 자연식품의 섭취는 나이에 맞게, 되도록 간단한 조리법으로 하는 것이 좋다.
성장기 아동에게는 단백질이 많이 필요하므로 채소류의 지나친 섭취는 피해야 하나, 노인의 경우 기초대사의 열량이 떨어지고 단백질 분해효소인 펩신의 작용도 감소하므로 육식보다는 채식위주로 식단을 마련하는 것이 좋다. 『그러나 어떤 경우든 「균형」잡힌 식사가 바로 건강식』이라고 이교수는 강조한다.
균형식단을 위해 그는 ▲콩제품·우유 및 유제품·뼈째먹는 생선·과일 등은 1일1회 이상 ▲녹황색채소·담색채소·곡류는 1일3회 이상 ▲유지류는 조미료를 충분히 넣어 섭취할 것을 추천하고 있다. <홍은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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