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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날, 같은 장소 우승컵 든 골프 커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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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챔피언 커플’ 그린(오른쪽)과 스카프노드가 트로피를 들고 입을 맞추고 있다. [호주PGA 홈페이지]

지난 8일 호주의 서틴 비치 골프장에서 끝난 오츠 빅토리안 오픈 남녀 챔피언십은 한 편의 동화같은 결말로 막을 내렸다. 결혼을 약속한 남녀가 같은 날, 같은 장소에서 동시에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린 것이다. 프로골프 대회 사상 처음 일어난 일이다.

 스토리의 주인공은 리차드 그린(44·호주)과 마리안느 스카프노드(29·노르웨이)다. 13언더파를 친 스카프노드가 1시간 먼저 여자 대회 챔피언을 차지하자 그린은 남자 대회에서 연장 두 번째 홀까지 가는 접전 끝에 동반 우승을 완성했다. 일주일 전 약혼식을 올렸던 두 사람은 최고의 약혼 선물을 서로에게 한 셈이 됐다. 호주 남녀프로골프협회가 공동으로 주관한 빅토리안 오픈은 남녀 골퍼가 같은 코스에서 경기를 하는 특이한 방식으로 관심을 끌었다. 남녀가 한 조씩 번갈아 치는 흥미로운 조 편성이라 남녀 경기를 모두 구경할 수 있는 묘미가 있다.

 약혼 이후 두 사람에겐 행운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 4일 프로암에서는 그린이 390야드 15번 홀(파4)에서 거짓말 같은 홀인원을 했다. 드라이브샷한 공이 그린 턱을 맞고 튀더니 벙커를 고르는 고무래에 맞고 홀 속으로 빨려 들어갔다. 스카프노드는 “동화 같은 일이 일어났다. 지난 월요일 집을 구했고, (약혼자가) 파4홀에서 홀인원을 하더니 동반 우승까지 차지했다”며 기뻐했다.

김두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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