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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 홍콩 앞바다서 석유 캔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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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1면

SK이노베이션이 처음으로 남중국해 광구 개발에 나선다. SK이노베이션은 중국 3대 국영 정유사 중 하나인 중국해양석유총공사(CNOOC)와 함께 남중국해의 광구 두 곳(04/20광구, 17/03광구)을 공동 개발·운영하기로 했다고 11일 밝혔다. SK가 80%의 지분을 갖는다. 국내 기업이 주도적으로 중국 영해에서 광구를 개발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04/20광구는 제주도의 2.8배(5138㎢), 17/03광구는 4배(7686㎢) 규모다.

 김기태 SK이노베이션 E&P 사장은 지난 9일 계약(PSC·Product Sharing Contract) 체결식에 참석했다. PSC는 계약기간 동안 독점사업권을 보장받는 대신 수익을 배분하는 방식이다.

 해당 광구 두 곳은 홍콩에서 동쪽으로 200㎞가량(지도) 떨어져 있다. 분쟁이 있는 해역이 아니어서 정치적인 문제에서도 자유롭다. SK이노베이션은 수년 전부터 이 지역 광구에 높은 잠재력이 있다고 판단, 지속적으로 모니터링을 해왔다. 이번 협업은 최태원(55) SK 회장이 2009년부터 꾸준히 CNOOC와 관계를 다져온 게 영향을 미쳤다. SK이노베이션 측은 “최 회장이 연례 교류회 등을 통해 CNOOC 회장단과 꾸준히 관계를 다져온 덕에 좋은 조건으로 중국 연근해의 광구를 우선 개발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번 광구 개발로 SK이노베이션은 전 세계 16개국 24개 광구에 진출하게 됐다. SK이노베이션은 지난해 유가 급락으로 인한 실적 부진 속에서도 해외자원 개발 부문에서는 4286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뒀다.

  SK이노베이션은 이들 광구의 경제성이 다른 광구들보다 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우선 두 곳 모두 수심이 50~100m대의 해역에 있어 탐사와 시추에 들어가는 비용이 상대적으로 저렴하다. 또 주 수요처인 우리나라와 중국과 멀지 않은 곳에 있어 운송비 부담도 그만큼 작다. 투자금액과 계약기간은 비공개다.

이수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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