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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건설 노동자 54명 네팔에 불법파견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북한이 건설 노동자 54명을 네팔 공사장에 불법 파견해 노동자들의 안전이 우려된다고 미국 자유아시아방송(RFA)이 11일 현지 일간지 안나푸르나포스트를 인용해 보도했다.

방송에 따르면 북한노동자 54명은 지난달 관광비자로 네팔에 입국했다. 이들은 네팔 북부 산간 신두팔촉 지역으로 이동해 수력발전소용 터널 발파 공사에 투입됐다. 방송은 이들이 북한군 복무당시 폭발물을 이용해 발파작업을 했던 폭파 전문가들이라고 전했다. 이들은 북한의 노동자 해외파견 전문업체와 네팔 현지 업체 사이의 계약을 통해 공사장에 취업한 것으로 알려졌다.

방송은 이들이 네팔 출입국 관리의 허점을 이용해 취업비자 대신 3개월짜리 관광비자를 받았다고 보도했다. 이는 공사중 발생할 수 있는 위험에 대해 근로보호를 받기 힘들다는 의미다. 저가에 노동력을 제공하고 아무런 안전 조치를 보장받지 못하는 것이다. 신두팔촉 지역은 지난해 8월 폭우로 산사태가 발생해 주민 150여 명이 숨지거나 실종되는 등 지반이 약한 지역으로 전해졌다. 방송은 북한이 외화벌이를 위해 해외 근로자 파견을 확대하고 있다며, 외화가 북한에 들어가는 문제 뿐 아니라 북한 노동자들의 안전위협도 심각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정원엽 기자 wannab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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