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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 때 춥더라도 밖에 나가 놀아야 키 커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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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8면

명절이 되면 가족 구성원이 옹기종기 모여 도란도란 이야기꽃을 피우기 마련이다. 이런 자리에서 어른들의 관심사가 있다. 늘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이야깃거리가 바로 성장기 자녀에 대한 고민이다. 우리 아이는 과연 잘 크고 있는 걸까. 사춘기 때 몸의 변화인 2차 성징이 이른 시기에 나타나는 성조숙증의 원인과 계절별 예방법을 알아봤다.

패스트푸드 섭취와 과체중은 성조숙증의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체지방률이 높으면 혈중 콜레스테롤과 중성지방 수치가 높아진다. 이 성분들은 성호르몬 분비를 촉진시켜 초경과 변성기가 오는 시기를 앞당기게 되고, 그 결과로 성장판이 일찍 닫혀 키가 클 수 있는 시기가 짧아지게 된다. 체지방률이 높은 아이들을 보면 운동량이 적거나 식습관에 문제 있는 경우가 많다. 패스트푸드나 당도 높은 고열량 음식을 자주 섭취하면 열량은 높지만 무기질과 중요 영양소는 부족해진다.

이 모두가 성장 장애를 일으키는 원인이다. 여학생의 경우 몸무게가 30㎏, 남학생의 경우 45㎏ 정도면 사춘기가 시작된다. 여학생은 초등 3학년 이전에 가슴에 멍울이 생기고, 남학생은 반항기가 시작된다. 이 기간 검사를 통해 성장 시기를 체크해 보는 것이 좋다.

[봄] 숙면 방해하는 알레르기 질환

동(冬)장군이 물러가고 따뜻해지면 천식·비염·아토피 같은 질환이 많이 발생한다. 각종 알레르기 질환은 키 성장에 지장을 준다. 천식·비염 같은 기관지 질환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수분 섭취가 중요하다. 물을 많이 마시면 가래가 묽어져 몸 밖으로 쉽게 배출되고 기관지 점막을 부드럽게 해 숨쉬기가 편해진다. 실내 환기에도 각별히 신경써야 한다.

가습기가 없다면 빨래나 젖은 수건을 널어 습도를 유지하면 좋다. 꽃가루가 날리거나 황사가 있는 날에는 마스크를 착용하는 습관을 가져야 한다. 비타민과 미네랄이 풍부한 야채는 기관지 질환 예방에 도움을 준다. 아토피 같은 알레르기성 질환을 예방하기 위한 피부 관리도 중요하다.

세안 후 피부가 벌겋게 달아오르거나 건조감이 심한 경우 냉장고에 넣어둔 천연화장품을 가볍게 발라주는 것이 좋다. 잦은 샤워는 피부를 더 건조하게 만들어 질환을 악화시키는 원인이 될 수 있다.

[여름] 불면증, 스트레스 조절 중요

여름철은 스트레스 지수가 높아지는 계절이다. 특히 아이들은 환경에 변화가 생기면 어른보다 스트레스 저항성이 낮아지는 경향이 있다. 특히 시험 기간이면 학교·집·학원에서 공부하느라 스트레스가 치솟는다. 7~8월 잠 못 드는 열대야(熱帶夜) 역시 키 성장을 방해한다. 숙면할 때 성장호르몬이 가장 많이 분비되지만 낮에는 찜통더위, 밤에는 열대야에 시달려 쉽게 잠을 이루지 못한다.

열대야로 인한 불면에서 벗어나려면 침실 온도를 18~20도로 낮춰야 한다. 선풍기나 에어컨을 밤새 켜놓으면 감기에 걸릴 수 있고 저체온증을 유발하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 낮잠을 자면 컨디션 회복에 도움이 되지만 30분 이상 자면 오히려 야간 숙면에 지장을 줄 수 있어 조심해야 한다. 잠자기 전 텔레비전 시청, 스마트폰·컴퓨터 게임은 운동시간을 줄일 뿐만 아니라 전자파로 인해 성조숙증을 일으키는 원인이 될 수 있다.

[가을] 살찌기 쉬운 계절 ‘비만’ 관리

가을이 되면 비만 관리를 해야 한다. 살이 찐 10대들의 호르몬 수치를 보면 또래에 비해 성장호르몬 분비량이 적다. 성장호르몬은 지방을 분해하는 역할을 하기 때문에 분비량이 적으면 더욱 살을 찌게 만들고 성장판을 빨리 닫히게 만든다. 뼈 나이 역시 정상 체중에 비해 증가하는데, 여학생이 더 심하다. 비만을 관리하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어른은 스스로 식단을 조절하거나 규칙적인 운동으로 체중관리가 가능하지만 소아비만은 성장발육 기간이기 때문에 무리하게 체중을 감소시켜서도 안 된다.

비만 아동에게는 운동을 강요하기보다는 식욕을 조절하고 몸의 부기를 빼주는 방법이 좋다. 특히 율무가 도움이 된다. 율무는 장기간 복용하면 몸을 가볍게 하고 원기를 북돋운다고 알려져 있다. 또 몸에 불필요한 수분과 습기를 제거하는 효과가 있어 비만 치료에 많이 사용되고 있다. 변비가 심하거나 소변을 자주 보는 아이들은 많이 먹지 않도록 해야 한다.

[겨울] 호르몬 변화 왕성, 야외 활동 해야

겨울철에는 일조량이 줄어들고 인체에서는 호르몬 변화가 일어난다. 호르몬 중에서도 남성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 분비가 다른 계절에 비해 상대적으로 증가하게 된다. 테스토스테론 증가는 청소년기 남학생들의 성장판이 닫히는 시기를 가속화시킨다. 특히 성조숙증 환자의 경우 성호르몬 분비 시기가 평균보다 빠르게 나타나는 증세를 보인다. 아동기에는 키가 컸지만 성호르몬 분비 시기가 빠르다 보니 성장판이 일찍 닫혀 나중에는 또래에 비해 키가 작아지게 된다.

따라서 겨울철에는 야외활동을 통해 남성호르몬 분비가 촉진되지 않도록 충분히 햇빛을 받아야 한다. 성조숙증 예방과 뼈를 튼튼하게 하기 위해 필요한 비타민 D가 햇빛에 의해 활성화되기 때문이다. 서정한의원 성장클리닉 박기원 원장은 “계절별 환경 변화에 따라 주의해야 할 사안을 미리 알아두고 키 성장에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성조숙증을 예방할 필요가 있다”며 “아이가 잘 크고 있는지 적절한 시기에 검사를 받아 대처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서정한의원 박기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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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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