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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바 정부 행사에 우리 정부 첫 공식초청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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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바 정부가 주최하는 행사에 최초로 우리 정부를 초청했다.쿠바는 전세계에서 4개국(쿠바·시리아·마케도니아·코소보)에 불과한 우리나라의 미수교국 중 하나다.

9일 외교부 당국자에 따르면 정부는 오는 12일 아바나에서 막을 올리는 쿠바 국제도서전에 정식으로 참석해 우리 도서를 출품할 계획이다. 소설가 오정희씨와 한국시인협회장인 시인 문정희씨가 외교부의 지원을 받아 직접 아바나로 가서 우리 문학작품을 소개한다. 고전부터 현대문학까지 스페인어로 번역된 100여개 작품을 들고 간다. 『김수영 시선』, 『김동리 소설집』, 이문열 작가의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 공지영 작가의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 등이다.

국제도서전은 쿠바에서 82년 이후 매해 열리는 가장 큰 연례행사 중 하나다. 보통 2월 중 아바나에서만 열흘 정도에 걸쳐 진행되며, 전세계에서 수천명이 모여든다. 매해 문학적 업적을 기릴 만한 특정 작가나 국가를 선정하는 것이 특징이다.

그동안 민간 차원에서 도서전에 작품을 출품한 적은 있지만, 정부 차원에서 참여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쿠바 정부는 북한과의 관계를 고려, 일반 행사가 아닌 국제 행사에 우리측을 초청하는 형식을 택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번 국제도서전 참여는 미국이 쿠바와의 국교 정상화를 선언한 이후 한국과 쿠바의 수교 가능성이 점쳐지는 가운데 나온 것이라 더욱 주목된다. 이미 양국간 문화교류는 활발하다. 2013년 8월에는 외교부가 쌍방향 문화교류 사업의 일환으로 한국국제교류재단과 함께 쿠바 문화예술사절단을 초청, 서울 등 5개 도시에서 ‘2013 쿠바문화예술축제’를 개최햤다. 당시에도 외교부 당국자가 쿠바를 방문했다.

쿠바에서는 한국 드라마가 인기를 끌며 이미 한류가 형성돼 있다. 코트라 아바나 무역관은 외교부의 지원을 받아 현지 국영방송을 통해 한국 드라마를 방영했다. MBC 드라마 ‘내조의 여왕’이 인기를 끌며 탤런트 윤상현씨가 한류 스타로 떠오르기도 했다. 최근에는 KBS 드라마 ‘꽃보다 남자’가 해적판으로 유통되며 탤런트 이민호씨의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고 한다. 코트라 관계자는 “‘꽃보다 남자’도 올해중 쿠바 국영방송을 통해 방영할 계획이다. 시기만 조정하면 될 뿐, 이미 확정된 사안”이라고 설명했다.

외교부도 이를 쿠바와의 문화적 접촉면을 늘리는 기회로 삼겠다는 입장이다. 김동기 외교부 문화외교국장은 현지를 방문해 쿠바 문화부 국제관계국장과 양자협의를 가질 예정이다. 또 이번 기회에 쿠바에 사는 한인 후손들을 만나 도서를 기증할 계획이다.

유지혜 기자 wisepe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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