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mily/리빙] 좋다는 사립초등 뭐가 다를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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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사립.국립 초등학교(이하 사립학교)는 공개 추첨을 통해 선발하기 때문에 보내고 싶다고 다 보낼 수 있는 건 아니다. 그래도 초등학교 입학을 앞둔 학부모라면 한번쯤 사립학교에 보내고 싶다는 생각을 한다. 대부분의 사립학교는 공립학교에 비해 영어나 특기교육이 잘 갖춰져 있어 엄마로서 욕심이 나는 게 사실. 하지만 학교마다 저마다 특성이 달라 섣불리 욕심만 부리다가는 낭패를 보기 쉽다. 우리 아이, 한발 더 나아가 엄마와 가장 궁합이 맞는 학교를 찾는 게 우선이다.

교육 관련 자유기고가 전유선씨가 2006학년도 사립학교 신입생 추첨(12월 12일, 원서 접수는 12월 1~10일)을 앞두고 엄마들의 입에 가장 자주 오르내리는 서울시내 유명 사립학교의 학교별 특징과 장단점을 보내왔다. 모집요강이나 교과목을 살펴보는 정도를 넘어 이미 이들 학교에 보내 본 엄마들을 취재했다.

사립초등학교의 가장 큰 강점은 차별화된 교육이다. 대부분 1학년부터 원어민 강사가 지도하는 영어 수업을 하고, 방과 후에는 다양한 예체능 특기적성 교육을 한다. 다만 학교가 집 근처에 있지 않은 경우 원거리 통학은 아이들에게 부담이다. 수업료도 꽤 많다. 국립초등학교는 교육비가 전혀 없지만 대부분의 사립초등학교는 분기별로 90만원 정도의 수업료에다 특기 적성비, 셔틀버스 비용을 따로 낸다. 영어를 가르치는 수업이 아니라 모든 교과목을 영어로 강의하는 '이머전 수업'을 하는 영훈초등학교는 이보다 좀 더 비싸 3개월에 수업료만 158만원이다.

◆누가 입학할 수 있나=모집 대상은 1999년 3월~2000년 2월에 태어난 아동으로, 조기 입학은 허용되지 않는다. 전국 사립초등학교는 같은 기간에 학생을 모집하기 때문에 복수 지원은 할 수 없고, 추첨 당일 부모와 자녀가 함께 지원 학교에 가야 한다. 미달이나 결원이 생길 경우 편입학도 가능하다. 계성초교는 언니나 오빠가 재학생일 경우 우선권을 준다. 사립학교 추첨에 떨어지면 기부금 입학 가능성을 물어보기도 한다. 하지만 서울교대부초는 국립이라 이런 일은 불가능하고 학년별로 10명 정도의 예비 당첨자를 뽑은 다음 결원이 생길 때마다 개별 연락을 해 준다.

전유선<자유기고가>

서울의 주요 사립.국립초등 보내보니 …

계성 초등학교(서초구 반포동)=인성교육에 신경을 많이 쓰는 곳으로 유명하다. 체험학습을 통한 산 교육을 강조한다. 학생들은 경기도 가평에 있는 학교 수련장에서 연간 3회 이상 다양한 체험활동과 체력 단련 프로그램 수업을 받는다. 특별활동으로는 1인 1 악기 갖기 운동을 하고 있다. 서울 명동에서 올 12월 반포로 이전하기 때문에 요즘 강남 엄마들이 가장 관심을 갖는 학교이다. 천주교 재단이라 학교 행사에 종교 행사가 포함돼 있지만 비신자도 입학 가능하다. 지난해 경쟁률은 5대 1.

경기 초등학교(서대문구 충정로)=1학년부터 주 3시간 이상 이머전 수업을 하며 3학년 이상은 영어 교과서를 이수해야 한다. 매일 원어민과의 5분 대화, 영어 말하기 대회 등도 하고 있다. 1학년부터 전 학년이 생활 중국어 수업을 하고 중국 문화탐방단으로 연수를 가는 등 최근엔 중국어도 강조하고 있다. 1학년부터 학년별 악기 연주와 컴퓨터 교육을 의무적으로 실시한다. 공부를 많이 시키는 학교라 엄마가 관리해줘야 하는 부분이 많다. 지난해 경쟁률은 3대 1.

영훈 초등학교(강북구 미아동)=영어 교육에 관심 있는 엄마들에겐 '꿈의 학교'라 불린다. 강북 미아동에 있지만 강남 한복판 압구정동까지 셔틀버스가 다닐 정도로 인기가 높다. 이런 경쟁력은 1학년부터 전 과목을 영어로 수업하는 영어 이머전 교육. 한국인 담임, 원어민 부담임, 한국인 부담임이 함께 수업을 진행한다. 11월까지 인터넷으로 접수를 받아 매주 목요일 학교 설명회를 개최한다. 알려진 것과 달리 일반 유치원을 졸업한 아이도 입학할 수 있다. 지난해 경쟁률은 4.5대 1.

화랑 초등학교(노원구 공릉동)=서울여대 부속 초등학교. 강북 동부 지역에서 가장 인지도가 높다. 영어는 한 학급을 3그룹으로 나누어 교사대 학생 비율을 1대 10 정도로 하는 소수 그룹수업을 한다. 4,5,6학년을 대상으로 골프수업을 하는 등 22개의 특기적성반이 마련돼 있어 모든 학생이 주당 3회 정도 수업을 받는다. 친환경 교육 또한 이 학교의 장점. 학교 숲은 생태교육 체험장과 생태공원이 따로 꾸며져 있다. 지난해 경쟁률은 4.6대 1.

서울사대 부속초등학교(종로구 동숭동)=교대부초와 함께 서울에서 2개뿐인 국립 초등학교. 교육비는 무료지만 교복 구입비와 급식비는 낸다. 셔틀버스는 없다. 연구학교라 수준 높은 교육 시스템을 갖췄다. 또 37개의 특기적성반이 구성돼 있어 아이들의 특기 적성 교육에도 신경 쓴다. 매년 논문이나 연구실적을 발표하는 등 자기 과목에 대한 전문성을 가진 교사들로 이뤄져 있어 수업의 질은 높지만 학교 시설이 낙후된 게 흠. 학교 행사가 많아 직장 다니는 엄마라면 제약이 많다. 남자 10대 1, 여자 9대 1.

서울교대 부속초등학교 (서초구 서초동)=일반적인 커리큘럼 외에 앞선 교육 형태의 수업이 이뤄진다. 교구재나 활용 가능한 시설도 잘 갖춰져 있다. 전체적으로 공부를 열심히 하는 분위기지만 아이마다 1개 이상 특기적성 활동을 하고 있다. 사대부초와 마찬가지로 셔틀버스가 없어 엄마가 통학을 챙겨줘야 한다. 지난해 경쟁률은 남자 14.2대 1, 여자 12.9대 1.

*** 바로잡습니다

10월 31일자 23면 '서울의 주요 사립.초등 보내보니' 기사에서 영훈초등학교를 설명한 대목 중 '반마다 원어민 담임, 한국인 부담임'표현은 '한국인 담임, 원어민 부담임'이 맞기에 바로잡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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