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기자 코너] 성적 나쁜 학생들도 공부 포기하지 않게 개별적 수준 수업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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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김진영 학생기자(서울 성신여고2)

얼마 전 정부에서 다음 교육과정까지는 영어와 수학 교과 등의 수준별 이동 수업을 정착시키겠다는 내용의 기사를 읽었다. 사실 영어와 수학 교과는 현재 많은 학교에서 이동 수업을 한다. 반을 나눌 때 기호를 붙여 나누지만 대체로 '상-하'나 '상-중-하' 식으로 구분된다. 결국 속살은 우열반인 셈이다.

일부 교사와 학부모의 경우 현재 교실에서 이뤄지는 이동 수업을 적극 찬성한다.

교사 입장에서는 이질 집단을 가르치는 것보다 동질 집단을 가르치는 게 쉬울 것이다. 또 '높은 수준'의 학생 부모일수록 자녀가 공부 못하는 집단에 속해 있어 더 좋은 학습 기회를 놓친다고 생각할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수준별 이동 수업의 부작용도 많다. 우선 집단으로 나눈 뒤 교실을 옮겨 수업을 받게 되면'낮은 수준'의 학생은 상처를 입는다.

학급 운영도 어려워질 수 있다. 교과 수업에서 생긴 학생들 간의 틈은 학급 생활로도 연결돼 급우들끼리 서로 마음을 뭉치지 못하게 한다. 결국 교사가 그 틈을 메우지 못하면 학급 운영이 어렵게 된다.

수준별 학습을 통해 기대하는 결과는 모든 학생들이 일정한 목표에 이르게 하는 완전 학습일 것이다. 따라서 자칫하면 상처를 받거나 공부를 포기하게 만드는 이동식 수준별 수업보다는 같은 교실 안에서 전인교육이 이뤄지는'개별화된 수준별 수업'을 실시해야 한다.

그런데 우리나라 교실 환경은 여러 가지 이유로 개별화 수업이 어렵다. 우선 학급 구성원 수가 너무 많다. 적어도 한 학급의 학생 수를 15명 안팎으로 줄여야 한다.

교사들의 업무가 많은 것도 문제다. 개별화 수업을 하려면 교사가 학생 개개인에 대해 알고 공을 들여야 한다. 하지만 우리나라엔 학생 상담과 공문 처리 등 업무 때문에 교과 수업에만 전념할 수 있는 교사는 드물다.

김진영 학생기자(서울 성신여고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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