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위 중진국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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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닉스」라는 말이 탄생한것은 1970년대말이었다. 영문자「NICS」로 표기되는 이 말은 「뉼리 인더스트리얼라이징 컨트리즈」(newly industrializing countries)의 두문 약자. 「신생공업국군」이라는 뜻이다.
1978년 OECD(경제협력개발기구)의 한 보고서는 이른바 중진국들이 수출을 통해 선진국들을 위협하고 있다는 「중진국규제론」을 주장하면서 「NlCS」라는 말을 만들어냈었다.
그 대상국들은 ▲유럽에선 스페인, 포르투갈, 그리스, 유고슬라비아 ▲아시아에선 한국, 대만, 홍콩, 싱가포르 ▲라틴 아메리카에선 멕시코, 브라질, 아르헨티나등 모두 11개국.
한때 이 그룹에 끼지못한 나라들은 선망의 눈으로 우리를 바라보기도 했었다. 어쩌면 그말은 「한국경제」가 국제무대에서 스포트 라이트를 받게하는 스위치의 구실을 했는지도 모른다.
그후 5넌. 바로 올해 요즘 세계은행(월드 뱅크)이 발표한 83년 『세계개발보고서』는 우리나라를 「상위중진국」(upper middleincome)군으로 분류하고있다.
이 보고서는 세계 여러나라를 여섯개의 그룹으로 분류하고 있었다. 저소득국(low-income), 하위중진국(lower middle-income), 상위중진국, 고소득국, 선진산업국(인더스트리얼 마키트 이코너미즈), 그리고 동구제국.
고소득국(high-income)은 리비아, 사우디아라비아, 쿠웨이트, 아랍에미리트연방등 석유수출국 그룹들이다.
세계은행의 6개단계 분류에서 우리나라는 21개 「상위중진국」속에 한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세계경제 속의 우리 좌표를 짐작할수 있다.
우리나라와 같은 그룹에 들어있는 나라들 중엔 국민소득(1인당)이 4천달러도 넘는 나라가6개국이나 있다. 베네쉘라(4천2백20달러), 그리스, 홍콩, 이스라엘, 싱가포르, 트리니다드토바고(5천6백70달러).
상위중진국 중에서 우리는 아직 2천달러(1인당 국민소득)미만의 하위권 「상위중진국」이다. 이란, 이라크, 말레이지아, 파나마가 같은 수준. 우리의 상위권으로는 2천∼2천5백달러권국, 2천5백∼3천달러권국, 그리고 4천달러이상국등 3단계가 더 있다.
이쯤 되면 「상위중진국」의 영광보다는 그룹 속의 하위에 처져있는 우리의 경제단계에 눈을 돌려야할 형편이다.
물론 우리와 함께 「닉슨」속에 들어있던 아시아의 홍콩, 싱가포르는 상위중진국의 상위권이다.
그러나 경제는 스포츠경기와는 다른 현실이 있다. 메달이 문제가 아니다. 그 건전도가 보다 중요시된다. 브라질이나 멕시코는 상위중진국군의「중하」급으로 우리보다 한단계 높지만 이들 두나라의 금년 외채는 9백억달러를 넘고 있다. 경제구조 자체에 문제가 있는 것이다.
우리도 이제 외채에 관심을 가질 때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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