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민족·역사문제에 관심 커져"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0면

67년「창작과 비평」에 중편 『창』을 발표하고 문단에 데뷔했을때 27세의 최창학씨에게 문단의 시선이 집중되었다. 화려한 데뷔였다.
그때까지 사건중심의 소설이 대부분이었던 소설문단에서 한 젊은이가 목욕하고 이발하고 이사를 하는 일상적인 생활을 그리면서 의식의 흐름, 인간부재등을 이야기한 『창』은 특이한 작품이었다..
「논란이 많았읍니다. 문제작이라는 사람도 있었고 그렇지 않다는 사람도 있었읍니다. 외설적인 요소가 있다는 말도 나왔지요.」
형식·문장·구성이 다 실험적이었던 화제의 데뷔작과 그것에 대한 반응이 최씨에게 어떤 영향을 주었는지는 확실치않다. 그러나 그의 70년대의 활약과 문단의 관심이 그때만은 못했기때문에 고심했으리라는것은 짐작할수있다. 하지만 최씨는 데뷔작이 대표작이 되는 조로현상을 일으키는 작가로 머무르지 않았다. 그는 꾸준히 작품을 썼으며 그의 작가의식을 키워왔다.
『대부분의 작가들이 그러하겠지만 저도 처음에는 자아나 내부의 문제를 다루다가 차차 사회적·역사적인 문제로 관심이 옮아갔읍나다. 나이가 들고보니 민족이나 역사의 문제가 절실하게 느껴지게 되는군요.』
40대가 된 최씨는 이제 이러한 문제를 다루는 장편을 써보아야겠다고 말한다.
그의 작품소재가 역사적인것이 될것이라는 징후는 『조문』 『긴 꿈속의 불』등의 중·장편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한국적 현실·역사속에서 아픔을 겪고 정신질환자가 된 사람들의 모습을 그린『긴 꿈속의 불』 은 그러한 아픔속에 우리의 갈길을 찾아본 작품이다.
「롬멜」을 암살시킨 「히틀러」 「괴링」이 「그가 국가를 위해 영웅적인 전사를 했다」 는 조문을 가족에게 보내는 것을 우리나라에서의 한 사학자의 죽음과 대비시켜 본 『조문』 에서도 광폭한 역사가 저지르는 비극을 말하고있다. 『어떤 소재든지 가슴에 절실히 와닿는것을 써볼 생각입니다. 최근 2∼3년 공백이 있었으니 더욱 열심히 해볼 각오입니다.』
최씨는 서울예술전문학교에 나가고 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