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모여 덩실덩실 하하하~ 보약 따로 먹을 필요 없네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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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 고양시 다이놀핀 웃음치료센터에서 서복순 대표(앞줄 오른쪽)와 어르신들이 손을 맞잡고 즐겁게 율동을 하고 있다. [최승식 기자]

“웃으며 사세요. 웃으면 행복해지고 덤으로 건강까지 좋아지니까요.”

 5일 오전 10시 경기도 고양시 성사동 ‘다이놀핀 웃음치료센터’ 강의실. 노인 30여 명의 웃음소리가 쉴 새 없이 이어졌다. 강사로 나선 서복순(51·여) 대표가 “와 하하하~”라며 웃자 노인들도 “아 하하하~”라며 큰소리로 따라 웃었다. 박수를 치면서도 웃고 노래반주에 맞춰 율동을 하면서도 신나게 웃었다. 할머니 한 분은 너무 웃다가 눈물까지 훔쳤다.

 석 달째 참가 중인 함연순(71·여) 할머니는 “평소 웃을 일이 없어 심한 우울증에 시달렸는데 웃음강좌에 나와 자꾸 웃다 보니 우울증이 거의 사라졌다”고 말했다. 정연숙(72·여) 할머니도 “손자 손녀를 도맡아 키우는 게 힘에 부쳐 늘 찡그리며 살았는데 이젠 손주들에게 웃는 얼굴을 보여줄 수 있게 됐다”며 웃었다.

 지난해 9월 고양시에서 문을 연 노인 웃음치료 무료 강좌가 인기를 모으고 있다. 매주 목요일 오전 10시부터 2시간 동안 이어지는 웃음강좌는 노인들 사이에 입소문이 나면서 요즘은 앉을 자리가 부족할 정도다.

 웃음치료는 웃음을 통해 신체적·정서적 고통과 스트레스를 줄이는 치료법 중 하나로 미국·유럽 등에서는 이미 활발하게 시행되고 있다. 서 대표는 “혼자 웃어도 행복하지만 같이 웃으면 기쁨이 2배가 된다”며 “행복했던 순간을 떠올리거나 ‘나는 참 괜찮은 사람’이라고 되뇌며 웃다 보면 건강도 저절로 되찾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센터 이름에 포함된 다이놀핀은 몸과 마음의 질병을 치유하도록 돕는 호르몬으로 엔돌핀보다 효과가 뛰어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주로 웃을 때 많이 생성된다.

 웃음치료센터는 2013년 5월 고양시가 사회적 기업으로 지정하면서 본격 활동에 들어갔다. 센터는 노인들을 대상으로 인기몰이를 한 웃음치료 무료강좌를 다음달부터는 일반 시민과 회사원·환자들에게도 확대할 계획이다. 또 60~75세 부부들을 대상으로 하는 특별강좌도 마련할 예정이다. 고령화시대를 맞아 남편 은퇴 후 부부의 화합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해졌다는 판단에서다.

 이곳에서는 웃음 치료사도 양성 중이다. 요양원이나 병원에서 꾸준히 요청이 들어오면서 전문 치료사를 길러내기 시작했다. 지난해 15명의 웃음 치료사를 현장에 보내 큰 호응을 얻었다. 서 대표는 “아침에 잠에서 깼을 때 가슴을 가볍게 두드린 뒤 입꼬리를 올리며 하하 웃으면 체온도 올라가고 상쾌하게 하루를 시작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글=전익진 기자
사진=최승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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