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표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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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동경=신성순특파원】소련기에 의한 KAL007여객기의 격추사건은 일본 조야에 커다란층격과 분노를 일으키고있다.특히 탑승객중에는22명의 일본인이 포함돼있는것으로 알려져 더욱큰 관심을 불러 일으키고있다.
일본정부는 1일낮「나까소네」(중증근강홍) 수상 주재아래 대책회의를열어금후의 대응책을 협의하는 한편 외무성에 대책본부를 설치, 진상규명·외교교섭등 구체적인 대응방안을 강구하고 있다.「아베」(안배진태랑) 일본외상은 1일저녁 특별기자회견을 갖고 KAL기가 소련기에 의해 격추됐읕 가능성이 높다는사실을 밝히는 한편 「파볼로프」주일소련대사률 초치, 진상해명을 독촉할 것임을 밝혔다.
외무성의 한 고위관계자는 이 사건에대해 『가령 KAL기가 영공을침범했다 하더라도 민간여객기를 격추시켰다는 것은 지나친 과잉방위』 라고 소련측의 처사를 강력히 비난했다.
일본정부는 1일밤 「파블로프」 주일소대사를 외무성으로 불러 조속한 진상규명을 요구한데 이어앞으로 ▲대소항의▲사죄요구▲배상청구▲재발방지보장약속요구등 강경한 조치를 취할 방침인것으로알려졌다.
한정부관계자는 일본정부가 한국·미국등과 긴밀한 연락을 취해가며 대소대응책을 협의할 것이나 우선 승객의 안부확인, 구조·수색·유체수용·손해배상등 모든면에서 외교보호권을 행사할것이라고 밝혔다.
일본매스컴들도 이번 사건에 홍분읕 감추지 못하고 있다.
2일자 일본신문들은「슐츠」 미국무장관발표를 「대한항공기소련이 격추,미사일발사」 등 이례적인 대형 컷제목을 달아 일제히 1면톱으로 다루고 정치면·사회면·외신면·특집면을 거의 KAL기 격추사건보도에 할애했다.
NHK등 방송들도 1일 새벽이래 뉴스시간을거의 이번 사건보도로 메우고 있으며 각 방송이특집방송을 통해 사건의진상과 배경·전망등을 추적하고 있다.
독매신문은 「유감스러운대한항공기 격추사건」 이란 제목의 사설을 통해『무장하지 않은 민간항공기를 격추한것은 명백히 과잉방위』 라고 소련을 비난하고 ICAO(국제민간항공기구) 가 84년결정한 부속서류가 「항로를 이탈한 민간기를 저지하는 경우 무기를 써서는 안된다」 는 사실을명기한 점을 상기시켰다.
일경신문도 「KAL기참극의 충격」 이란 사설에서 KAL기에 『운항상 과실이 있었다 하더라도 소련측의 대응은 인도상 용인될수 있는 성격의것이아니다』 고 비난하고 소련측의 해명을 촉구했다. 일본신문들은 이번 소련의 만행이 미소 관계개선무드에 찬물을 끼얹었으며 일소간에 무르익던 대화분위기도 깨뜨렸다고 지적하고 특히미소INF(중거리 핵전력교섭) 에 악영향읕 미칠것을 우려했다.
또 한국민들의 분노를삼으로써 한국정부가 추진해오던 대소접근외교노력에 암운을 던지게 될것같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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