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본무의 LG, 1조6000억원 투자 … 충북에 뷰티·바이오 꽃피운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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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대통령이 4일 충북 청주시 충북보건과학대학 창업보육센터를 방문해 실습 중인 바이오생명제약학과 학생들과 대화 시간을 가졌다. 박 대통령은 “바이오 분야는 시간이 소요되는 산업으로 기반 인프라가 중요하다”며 “꿈 많은 학생들이 용기를 내 국가 경제 발전에 기여해 달라”고 당부했다. [박종근 기자]

LG그룹이 국가 신성장동력 창출을 위해 충청북도에 총 1조6000억원을 투자한다. 지금까지 나온 재계의 창조경제 육성 계획 가운데 최대 규모다.

 LG그룹은 4일 청주시 충북지식산업진흥원에서 ‘충북 창조경제혁신센터’ 출범식을 열고 이 같은 지원 방안을 발표했다. 이날 행사에는 박근혜 대통령과 구본무 LG 회장, 이시종 충북지사 등 정·관계 및 LG 경영진 140여 명이 참석했다. 전국 17개 시·도 가운데 혁신센터가 문을 연 것은 이번이 여섯 번째다.

 박 대통령은 출범식 축사에서 “충북 창조경제혁신센터는 충북의 바이오산업 인프라에 대기업의 연구개발(R&D)과 자금을 연결하고, 중소·벤처기업의 아이디어를 융합하는 중추적인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며 “‘생명과 태양의 땅’인 충북에 바이오·뷰티·친환경에너지 산업 등을 크게 발전시켜서 청풍명월처럼 깨끗하고 아름다운 창조경제 생태계를 구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LG는 혁신센터를 뷰티·바이오·에너지산업의 메카로 집중 육성할 계획이다. 현재 전국 화장품의 4분의 1, 국내 태양광 모듈의 60%가 충북에서 만들어진다. 충북 오송은 국내의 대표 바이오·의료 산업단지다. 이처럼 충북에 발달한 미용·태양광·생명과학산업에 LG생활건강·LG생명과학·LG화학 등 계열사의 기술·사업 노하우를 접목해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춘 중소기업을 키우겠다는 것이다.

 구체적으로는 ‘한방 화장품 원료 개발’ 등을 지원하고, 이를 상품화해 28조원 규모의 중국 화장품 시장에 진출한다. 또 바이오 전문인력으로 구성된 ‘바이오 멘토단’을 운영하고, 2020년까지 충북 진천에 ‘제로에너지 하우스 실증단지’를 열 계획이다. 이를 위해 LG는 3년간 주요 계열사 시설 확충 등을 포함해 총 1조6000억원을 투자한다.

 아울러 미래창조과학부·특허청 등과 협력해 전국 중소·벤처기업들이 특허를 쉽게 활용할 수 있도록 ‘지식재산권(IP) 허브’를 구축한다. 혁신센터 내에 ‘IP 서포트존’을 개설하고 LG가 보유 중인 특허 2만7000여 건과 16개 정부 출연 연구기관의 특허 1600건 등 총 2만9000건의 특허를 공개한다. 이 가운데 3000여 건은 무료로 개방한다. 이는 단일 회사로는 역대 최대 규모다. 이와 함께 IP 서포트존에 전문가를 상주시켜 중소·벤처기업이 개발한 기술의 특허 취득을 지원하고, 각종 자문 서비스도 제공한다. 제조 기술력이나 설비는 있지만 특허 비용 부담 등으로 신제품 개발에 나서지 못하는 중소기업에 실질적인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

 창업 희망자에게 사업 아이디어를 제공하는 ‘아이디어 마켓’도 생긴다. LG 직원들이 사내 포털인 ‘LG-LIFE’에 제안한 아이디어 가운데 중소기업에 적합한 아이템을 개방하고, 시제품 개발 및 사업화까지 지원하는 식이다. 이 밖에 LG는 충청북도·금융위원회·중소기업청 등과 공동으로 총 1500억원 규모의 펀드를 조성해 창업 등을 지원하고, 경력 단절 여성 등의 창업·취업을 돕는 ‘액티브 우먼 비즈니스 센터’도 운영한다.

글=손해용·허진 기자
사진=박종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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