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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기성 떠난 자리 걱정마" 김승기, 동부 첫승 배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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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0면

동부 김주성(오른쪽)이 골밑을 파고들며 레이업 슛을 시도하다 LG 현주엽의 파울에 발이 걸려 넘어지려 하고 있다. 현주엽이 오른손을 번쩍 들어 파울임을 알리고 있다. [원주=뉴시스]

동부가 LG를 제물로 연패에서 벗어났다.

동부는 25일 원주 치악체육관에서 벌어진 LG와의 KCC 프로농구 홈경기에서 33세의 베테랑 가드 김승기(14득점)의 눈부신 활약과 목 부상을 딛고 출전한 김주성(11득점.4리바운드)의 힘찬 골밑 플레이에 힘입어 83-72로 승리했다. 1승2패. 삼성과 더불어 가장 선수 구성이 탄탄하다는 LG는 졸지에 3연패, 비상이 걸렸다.

동부는 김주성과 자밀 왓킨스가 전반에만 3개의 파울을 기록할 만큼 적극적인 골밑 농구로 LG의 드미트리우스 알렉산더(23득점.11리바운드)와 헥터 로메로, 현주엽을 압박했다. 이 기 싸움에서 동부가 우세를 보였고 LG 내.외곽의 호흡이 흔들리면서 동부의 외곽포가 살아났다. 특히 김승기가 전반 4개의 3점슛을 퍼부으며 전반 흐름을 주도했다.

경기를 앞두고 동부의 전창진 감독은 "KTF로 떠난 신기성의 공백은 거론하지 마라"고 요구했다. 김승기는 전 감독의 말을 뒷받침하듯 강한 수비와 정확한 슛으로 LG를 궁지로 몰았다. 30-27로 쫓긴 2쿼터 5분쯤 터뜨린 정면 3점 포가 이날 '김승기 농구'의 하이라이트였다.

동부는 전반에 16개의 3점슛 가운데 7개를 명중시켰다. 반면 LG 선수들이 전반에 던진 8개의 3점슛은 모두 빗나갔다. 전반 스코어 47-31. LG 점수 차를 줄이기 위해 3쿼터 들어 공격을 서둘렀지만 손발이 맞지 않아 실책을 11개나 기록했다. 동부가 매섭게 반격해 3쿼터 3분 만에 53-31로 벌렸을 때 일찌감치 명암이 갈렸다.

LG는 슛 기회를 만들어 내는 '공정'이 길었다. 황성인이 하프라인을 넘어 동료에게 첫 패스를 하는 데 10초를 넘는 경우가 허다했다. 스페인 1부 리그에서 명성을 쌓은 알렉산더와 국가대표 포워드 현주엽이 가세한 LG는 아직 '좋은 선수들의 모임' 수준을 벗어나지 못했다.

LG의 신선우 감독은 이틀 전인 23일 원주에 도착해 치악체육관 코트에 적응하는 등 철저히 이날의 경기에 대비했다. 시즌 초반의 분위기를 결정할 수도 있는 고비였기 때문이다. 그러나 연패의 고리를 끊지 못한 데다 팀워크도 나아지지 않아 당분간 수렁으로 빠져들 가능성까지 보였다.

원주=허진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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