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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만원 짜리 수표 뿐인데…” 거스름돈만 챙긴 60대 남성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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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액 수표를 보여준 뒤 물건을 살 것처럼 속여 거스름돈만 챙긴 60대 남성이 경찰에 구속됐다. 이 남성은 주로 오전 시간대 여성이 운영하는 상점만 골라 범행을 저질렀다. 서울 광진경찰서는 이런 수법으로 지난해 1월부터 약 1년간 33회에 걸쳐 230여만원을 가로챈 혐의(상습사기)로 유모(67)씨를 구속했다고 4일 밝혔다.

유씨는 일반적인 가게에서는 오전 시간대에 거스름돈을 충분히 준비하지 않는다는 점을 악용했다. 50만원권 수표가 있는 것처럼 거짓말을 한 뒤 거스름돈을 요구한 것이다.

피해자들은 “50만원짜리 수표가 있는데 일단 거스름돈을 먼저 주면 옆 가게에서 10만원 짜리로 바꿔오겠다”는 유씨의 말에 꼼짝없이 속아넘어갔다. 유씨가 주변 가게를 미리 파악해 해당 점주와 친한 것처럼 행세했기 때문이다. 피해자들이 "믿지 못하겠다"고 말하면 오히려 화를 내기도 했다고 한다.

거스름돈을 받은 유씨는 “옆 가게에 갔다오겠다”고 나간 뒤 다시는 돌아오지 않았다. 이런 식으로 훔친 돈은 확인된 것만 33회에 걸쳐 230여만원이다. 경찰 관계자는 “거스름돈을 주기 전에 수표를 미리 받아야 범죄를 예방할 수 있다”며 “만약 거스름돈을 미리 줘야할 때는 신분증이나 휴대전화 같은 보증물품이라도 받아둬야 한다”고 말했다. 경찰은 신고하지 않은 경우도 많을 것으로 보고 유씨를 상대로 여죄를 캐묻고 있다.

한영익 기자 hanyi@joongang.co.kr
영상=광진경찰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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