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년만이 귀국 전시회 갖는「물방울작가」김창열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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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물방울작가」김창열화백(54)이 8년만의 귀국전(현대화랑·9월8∼15일)을 위해 가족과 함께 서울에 왔다.
김화백은 프랑스여성(마르틴·질롱)과 결혼, 파리에 살면서 프랑스 서독 이탈리아 스위스 미국 브라질 벨기에 일본 등지에서 작품활동을 벌이고 있는 세계적인 작가-.
그의 작품세계에 대해서 세계적인 미술평론가「알랭·보스케」는『김창열은 서구사람들에게 정신적이자 동시에 미학적인 한 자세를 보여 주고있다.
이 자세는 최면상태에 이르기까지 자신을 내면화시키고 예술적 완성을 더한층 고취하려는 욕구를 증명한다. 그의 물방울 작업은 우리에게 쾌적하고도 기나긴 순화를 안겨준다』고 예찬했다.
이번 귀국전은 76년5월, 도불1년만에 서울에서 첫번째 전시회를 가진후 8년만에 여는 개인전.
-어떤작품을 보여주시겠읍니까?
『대작으로만 20여점을 준비했읍니다. 물방울작업을 시작할때(72년)에는 사람이 소외된 기계적이고 개념적인 작품을 주로 했지요.
그러다가 차차 회화성을 개입, 그리는 방법도 기계 아닌 손을 사용하고 물방울의 개념보다 물방물이 지니는 형체나 광선에 의한 빛깔을 강조했어요.
이번 작품은 물방울의 개념보다는 조형성위주로 제작했읍니다.
회화성을 돋우기 위해 물방울이 녹아서 헝겊에 스며들거나 흐트러진 형태, 흰물감을 칠하고 말린 다음 또다른 물감을 칠해 투명도를 강조하고, 반사광선의 새로운 효과를 겨냥한 작품들입니다.』
-파리화단은 어떻습니까?
『돈있는 사람들이 빠져나가 거장들의 작품을 살 수 있는 능력은 저하되었지만, 사회당정권의 문화정책혁신으로 젊은 작가의 미술품 구매예산은 20배나 늘었읍니다, 더러「파리는 이제 끝났다」는 혹독한 표현을 쓰는 작가들도 있지만 제생각으론 미술의 새로운 사조나 유행이 미국 프랑스 이탈리아 서독에서 동시에 일어나고 있기 때문에 이제 세계미술은 지역의 한계를 벗어났다고 봅니다.』
-파리에서 생활은?
『작업으로 일관하고 있읍니다. 1주일에 한번씩 권영우, 김기린·정상화씨 등과 함께 파리에서 30㎞ 떨어진 마르느강가 새리스(김화백 별장)에 가서 불고기 파티를 하지요. 가끔 백건우-윤정희부부, 정미조씨 등이 합석해서 고국이야기도 나누고 유행가도 부릅니다.』
김화백은 10월15일부터 1개월간 벨기에에서의 작품전 때문에 귀국전 도중에 떠나야 한다. <이규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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