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64)눈병과 두통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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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눈언저리나 눈의 심한 .통증은 편두통이나 혈관성 두통, 눈주위 염증으로 오는 경우가 많다.
눈이란 인체 장기중 교감신경의 자극에 가장 예민하게 반응하는 신체조직중 하나로 이 눈에 질환이 .있거나 기능에 이상이 있을때 두통을 호소하게 된다.
필자에게 오는 환자중 1∼2%는 이같은 눈질환이나 기능이상으로 두통이 야기되는 환자다. 물론 안과에 가는 환자에게서는 휠씬 빈도가 높으리라 본다.
여러가지 안과 질환중 눈언저리를 중심으로 통증을 호소하는 환자는 주로 급성결막염인 경우가 가장 많다. 그러나 각막의 질환때는 이보다 더 심하게 통증을 호소하거나 못 견디게 아프다고 하는데 이는 우리 얼굴의 지각신경인 3차신경의 한 분지가 유독 각막에만 직접 노출되어 있기때문이다.
때때로 눈의 홍채나 섬모체의 염증때는 통증이 두개강내로 방사되어 두통을 심하게 호소하므로 머리질환으로 오는 두통과 감별하기 어렵다.
또 녹내장인 경우에도 심한 두통을 호소하는데 특히 녹내장은 편두통과 꼭 감별을 요한다. 녹내장은 안구통이 강하고 심하면 뇌안으로 방사되어 3차신경통으로 오진할 수가 있다. 미주신경의 자극으로 구토가 생기며 식은땀을 많이 흘리게 된다. 환자는 눈이 뿌옇게 보인다거나 물체주위에 구슬같은 것이 보인다고도 한다.
경우에 따라 녹내장환자는 감정이 민감해 이에 따라서 통증이 좌우되기도 해 이런 경우는 편두통과 감별이 어려운 때도 있다.
안증세를 가지고 안과를 찾아가는 신경외과질환자도 흔히 있다.
타이피스트로 근무하는 30세된 직장여성의 얘기를 소개한다. 최근 우측 눈시력이 갑자기 떨어져서 타이평시 오자가 많아졌다. 안과에 들러 시력검사결과 우측눈이 0.2로 좌측눈보다 많이 나빠서 안경으로 교정했다. 그후 근무중 다시 좌측눈도 더 나빠지고 두통까지 병발되어 안과를 거쳐 본인에게 전과되어왔다.
환자는 시력감소와 함께 최근 생리가 불순해지며 생리량도 감소되고 두통이 심해지고 피부가 창백해진다고 했다.
신경학적 검사상 시력이 떨어져있고 뇌를 들여다보는 안저검사상 뇌가 부어있고 시야가 협소해져 있었다.
시선경밑에 있는 뇌하수체종양이 의심되어 뇌컴퓨터검사를 시행했더니 거대한 뇌하수체종양이 뇌하수체와 눈에 국한되어 있었다.
환자와 상의후 머리수술을 피하고 현미경하에 코를 통한 뇌수술을 시행하여 뇌종양을 제거했다. 제거 5개월후인 지금은 생리와 시력이 좋아지고 두통증세도 호전되고 있다.
이와같이 뇌하수체종양은 처음에는 시력이 나빠지는 증세때문에 안과로 먼저 가는 예가 많으나 최근 진단기술의 발전으로 조기발견과 수술방법의 개선, 약물치료제의 개발등 치료에 많은 진전이 있어 완치가 가능한 질환의 하나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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