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계종불교병원건립 구체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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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불교계의 오랜 숙원인 불교병원건립추진이 한걸음 구체화됐다. 불교 조계종은 지난주 불교병원건립추진위(위원장 황진경총무원장)제1차회의를 열고 기초계획안을 확정하는한편 변원건립권선모금운동을 전개, 매스터플랜 수립전문위원회 구성등을 의결했다.
회의는 또 불교병원건립을 종교차원의 절대 당면과업으로 추진하겠다는 의지를 새삼 다짐하기도 했다.
총무원간부와 전국 24개본사 주지를 위원으로한 조계종 불교병원건립추진위의 이번 회의는 지난해 7월 위원회가 구성된 이래 처음 갖는 공식 회의였다.
불교병원 건립의 이같은 활성화는 한국불교를 대표하는 조계종이 종단적 차원의 절대 당면과업으로 추진하겠다는 결의를 확고히 밝혔고 의원회가 실질적인 종단실력자들인 본사주지들로 구성됐다는 점에서 용두사미나 구두단으로 끝났던 과거의 불교병원건립 추진과는 다른 기대감을 갖게한다.
총무원 사회부가 그동안의 추진경과와 함께 추진위에 보고한 기초계획안에 따르면 병원건립 예정부지는 서울외곽지역-.
병원규모는 대지 5천평, 연건평 7천5백평의 건물에 5백베드의 병실을 갖춘다는 것이다. 진료과목은 20여과목.
의료시설을 포함한 총 병원건립예산은 1천7뱍억원 규모-.
건립부지는 사찰소유의 임야나 농지를 사용, 부지매입비는 한푼도 들이지 않을 예정이다.
병원건립 권선모금은 1천2백만 불자가 액수의 다과를 초월, 어떠한 어려움이 있더라도 모두 참여토록 한다는 것이다. 모금방법의 하나로 일정액의 구좌제를 설치, 구좌를 이용한 성금후원자에게는 병원개원후 특별 의료혜택을 주도록 하는 방안도 검토키로했다.
권선모금은 내년초부터 본격 전개할 예정.
권선모금운동의 구체적방안과 병원건립을 의한 공익법인인가신청등은 총무원에 위임했다.
황진경 불교병원건립추진위원장은 권선모금운동이 시작되면 자신도 직정 권선문 들고 모금에 앞장서겠다고 다짐했다.
추진위는 또 병원투시도를 금년말까지 제작, 전국사찰과 불교신도들에게 배포키로 했다.
불교병원 건립의 가장 큰 문제점은 건립비 조달과 전문인력의 확보.
막대한 건립비는 권선모금이나 구좌모금만으론 충당키어려운게 사실이다.
그래서 조계종총무원은 대처승정화 이후 태고종과 법정다툼 계류중인 「분규사찰」 들의 재산(토지)을 타협적으로 정리, 병원건립비로 충당한다는 병원건립추진위 구성당시의 방침을 계속 추진할계획이다.
그 대표적인 예는 현재 태고종이 점유하고 있는 서울 봉원사 토지.
봉원사 토지중에는 현재 서울시 도시계획 안에 들어있는 것만도 5만여평에 이르고 싯가 수백억원 상당이다.
조계종은 이땅의 일부를 병원건립부지로 활용하고 태고종에도 상응한 보상을 해주는 방안, 토지일부를 매각하고 나머지 땅과 사찰을 태고종소유로 합법화 해주는 방안등을 면밀히 검토해오고 있는것으로 알려졌다.
이밖에도 종단소속 사찰들의 유휴재산(임야·임대토지등)을 처분, 병원건립비에 충당하는것도 검토중이다.
그러나 이같은 사찰재산 처분에는 거종단적인 의견일치를 수반해야 할뿐만 아니라 불교재산관리법과 관련한 당국의 허가문제등이 먼저 해결돼야하는 어려움을 안고있다.
특히 종회의 결의가 뒷받침돼야하는 문제나 복잡한종단안의 이해관계등이 얽혀있고 불미스러웠던 과거의 예(서울영동 봉은사토지매각사건등)때문에 재산처분 노이로제(?)가 심해 불교병원건립을 위한 사찰재산 처분문체는 상당한 난항을 겪게될 것같다.
이번 조계종의 불교병원건립추진은 중생의 병이 다하지 않는한 자신의 병고도 그와 함께할것읕 절원했던 부처님 당시 「유마힐」거사의 보살행이나 고통받는 지옥의 중생이 다할때까지 자신의 성불을 유예했던 지장보살의 대승행을 돌이켜볼때 한국불교의 시급한 당면과제로 꼽히고 있다. <이은윤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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