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 환자 심리적 안정 위해 병동 조명·벽지 따뜻한 색깔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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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 치료의 성공률을 높이는 건 환자 중심의 다양한 시스템이다. 환자 심리를 지지하는 병동 디자인, 통합진료, 표준치료와 맞춤치료의 융합과 조화다. 김열홍(왼쪽) 암센터장과 김선한 외과과장에게 암 치료의 주안점을 들었다.

-최근 증축한 암 병동이 독특한데.

 김열홍=150여 병상의 ‘암 치유 희망병동’을 열었다. 지난 1년간 ‘환자 최우선-디자인위원회’를 구성해 암환자가 편안하게 치료받을 수 있는 공간을 고민한 끝에 나온 결과물이다. 암환자는 다른 환자에 비해 예민하다. 또 치료 기간이 길어지면서 가족의 지지도와 관심이 줄어든다. 조명·벽지의 색을 따뜻하게 하고, 환자 안전을 고려한 가구 배치 등으로 병동을 디자인했다. 암환자 전용 병동으로 서로 의지하고 정보를 공유할 수 있는 공간이다.

-암 치료의 주안점은.

 김열홍=보편타당한 진료를 적정하게 제공하는 것이다. 환자를 철저히 파악해야 가능하다. 암 치료에는 표준치료라는 게 있다. 이것만으로 해결이 안 되므로 개인별 맞춤치료를 접목한다. 그런데 이 과정에서 적극적인 치료도 중요하지만 과다 치료로 환자가 도중에 잘못되는 일이 없어야 한다. 치료가 과해 불필요한 부작용이 생겨 안 좋은 결과가 나오는 것을 피해야 한다.

-로봇수술이 주목받는 이유는.

 김선한=다양한 첨단기술과 융합하는 분야다. 예컨대 암세포에만 달라붙는 형광물질을 주사하면 로봇 영상에서 형광 이미지를 찾아내고, 전이된 부분만을 로봇으로 뗄 수 있는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로봇 자체도 첨단 의료장비다. 병원에 도입한 로봇은 혈관, 혈류 흐름, 조직을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어 수술 중 정상 조직과 암 조직을 더 쉽게 식별한다.

 -수술 역량을 키울 수 있었던 배경은.

 김선한=수술 케이스가 축적되고 표준화가 가능해져 자연스럽게 질 높은 교육으로 이어졌다. 고대안암병원 암센터가 단기간에 로봇수술을 전립선, 대장·직장, 갑상선, 위, 부인질환 등 다양한 임상 분야에 접목시키며 수술 테크닉을 발전시킬 수 있었던 이유다. 규모가 크다고 좋은 병원은 아니다. 탄탄한 술기와 노하우가 치료 성적으로 이어지는 병원이 베스트 병원이다.

이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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