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현직 대통령간의 반일이 근인|국제전화 한 「차드내전」|미-불-리비아 등 개입의 배경과 속성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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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전·현직 대통령간의 반목으로 빚어진 아프리카 빈국 차드내전은 리비아와 수단·자이레 등이 각각 정부군과 반군을 지원하기위해 직접 참여한데 이어 미국과 프랑스까지도 차드내에서의 군사활동개입을 선언하고 나섬으로써 국제전의 양상이 뚜렷해졌다.
프랑스는 10일 중앙아프리카에 주둔시키고 있던 공정대 1백80명을 급파, 「이산·아브레」 현대통령의 정부군을 지원하기 시작했다.
이에 앞서 미국은 리비아 전투폭격기들을 감시하기 위해 지난 5일 수단에 파견한 2대의 조기경보통제기(AWACS)를 차드영공으로 출동시켜 리비아공군기와의 충돌마저도 피하지 않겠다고 선언한바 있다.
프랑스는 차드사태 진전에 따라 앞으로 공정대를 5백명까지 증파할 계획이며 미국 또한 차드정부에 대한 군사지원비를 당초 1천만달러에서 2천5백만달러로 늘리기로 했다.
이같은 서방양국의 차드정부에 대한 지원강화는 리비아의 지원을 받고 있는 「쿠쿠니·우에데이」 전대통령의 반군이 지난 8일 이후 차드북부의 오아시스요새인 파야라르고지역에 대한 대규모공격을 재개, 10일 이 지역이 반군손에 의해 재함락됐다는 보도에 뒤이어 나온 것이다.
차드반정부군을 지원해온 리비아는 80년12월 이후 지속되어온 내전에서 지금까지는 군사비지원·공중폭격 등의 비교적 소극적이고 간접적인 개입을 해오던 태도를 바꾸어 10일에는 전투폭격기의 호위아래 2개 전차부대 등 지상군 5천여명을 차드북부 국경너머로 투입하는 한편 리비아전군에 총동원령을 내리는 등 가장 강력하고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이기 시작했다.
리비아의 속셈은 북부 이슬람계 부족과 아프리카 색채가 강한 친서방 남부인들 사이에 빚어져온 종교·인종간의 갈등을 해소시키고 차드에 강력한 이슬람정권을 세움으로써 「무아마르·가다피」 리비아 국가원수를 「북아프리카의 맹주」로 등장시키겠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미국의 입장은 차드가 리비아의 지원을 받는 「우에데이」전대통령에게 넘어간다면 이 지역에 리비아의 배후인 소련의 영향력이 확대됨은 물론 리비아와 적대관계에 있는 이집트·수단 등 친미맹방들에도 안보면에서 큰 위협을 주게되므로 한치도 양보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미국은 내전 발발직후부터 리비아를 견제해 왔으며 최근 사태가 악화되자 미지중해함대의 주력함인 아이젠하워호를 리비아 북부해안인 시드라만으로 급파하기에 이르렀다.
한편 프랑스는 차드가 프랑스와 경제적 이해관계를 맺고 있는 소위 「프랑스의 아프리카 공동체」 13개국 중의 하나로 차드에 대한 영향력을 잃는 경우 나머지 아프리카권에서도 상당한 손실이 뒤따를 것을 우려, 과거 두 차례의 쓰라린 경험에도 불구하고 실리를 위해 공정대투입이라는 직접 개입을 하지 않을 수 없었던 것이다.
프랑스는 68년과 78년 두 차례의 내전때도 군사고문단과 훈련요원을 차드에 보냈다가 대부분 회생된 바 있다.
차드를 국제전무대로 바꾸어 놓으면서까지 전투를 확산시켜온 「이산·아브레」, 「우에데이」 등 2명의 전·현직대통령은 79년 당시 「펠리스」정권을 무너뜨린 후 「우에데이」는 대통령, 「아브레」는 국방상을 나눠 맡았던 동료.
그러나 이들은 집권후 라이벌관계로 돌변, 각자의 군사력을 기반으로 대립상태에 들어갔으며 80년12월 「우에데이」가 「아브레」를 몰아내기 위해 7천명의 리비아군을 불러들이는 바람에 「아브레」는 패하고 말았다. 그러나 그후 리비아군이 철수하자 「아브레」는 전력을 가다듬어 지난해 6월 수도 엔자메나를 장악했고 「우에데이」는 이때 밀려나 리비아로 피신했다.
아프리카 사하라사막의 내륙국 차드는 한반도의 6배나 되는 1백28만평방㎞의 넓은 국토를 갖고있지만 인구는 불과 4백50만명. 60년 프랑스로부터 독립을 얻었으나 뿌리깊은 종족·종교적 반목으로 66년 북부 회교세력이 반란을 일으킨 이래 줄곧 내전을 겪어왔다. 이 때문에 정부의 기능이 마비상태인데다 수년씩 거듭된 가뭄으로 국민들의 생활은 아프리카에서 최저수준.
81년1월에는 리비아와 단일국가로 통합할 것을 선언하고 새로운 국명을 자마히리아인민공화국으로 명명하기로 발표하여 세계의 관심을 끌기도 했다. <홍성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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