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리온스 김승현 개막전 승리 축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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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4면

2005~2006시즌 프로농구가 21일 개막했다. 개막전 직전 창단식을 한 원주 동부의 왓킨스 와 대구 오리온스의 브라운이 점프볼을 하면서 화려한 개막을 알렸다. [원주=뉴시스]

초록색의 바다였다.

프로농구 동부 프로미의 홈코트인 원주 치악체육관 관중석은 동부 유니폼이나 초록색 티셔츠를 입은 홈 관중으로 빈틈이 없었다. 초록 일렁임. 올 시즌을 앞두고 TG삼보를 인수한 동부는 열렬한 축하 속에 새출발했다. 초록색은 모기업인 동부그룹의 이미지 컬러다.

동부는 21일 지난 시즌 챔피언으로서 대구에서 달려온 오리온스를 상대로 시즌 개막전을 했다. 하지만 초록색 융단 위에서 춤을 춘 것은 동부가 아니라 오리온스, 정확히 말해 오리온스의 리더 김승현이었다. 김승현은 15득점.9어시스트.9리바운드를 올렸고, 동부는 62-85로 대패했다.

3쿼터 4분쯤 김승현이 오른쪽 45도 지점에서 3점슛을 날렸다. 깨끗했다. 53-33으로 스코어가 벌어지자 잠시였지만 관중석도 조용해졌다. 전반 4개의 어시스트를 꽂아 통산 네 번째로 1700어시스트를 돌파한 김승현은 3쿼터에 8득점을 올렸다. 모든 패스가 서커스 같았다.

김승현은 항상 수비를 다 떼어 놓고 슛하거나 패스했다. 동부의 수비는 김승현의 교묘한 속임 동작에 번번이 흔들렸다. 지난 시즌처럼 신기성이 막았다면 견제가 가능했겠지만 신기성은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자 KTF로 이적했다. 신기성의 공백은 컸다. 그를 대신한 강기중은 김주성이나 자밀 왓킨스와 매끄러운 호흡을 보여주지 못했다.

김승현은 3쿼터 2분을 남기고 4파울을 기록했다. 오리온스의 김진 감독은 김승현을 벤치로 불렀다. 35-59까지 뒤졌던 동부는 김승현이 없는 2분 동안 맹렬히 추격, 3쿼터를 43-60으로 따라붙은 채 마쳤다. 그러나 4쿼터 시작하자마자 센터 왓킨스가 5파울로 아웃, 추격의 맥이 끊겼다.

4쿼터 4분30초쯤. 승리를 확신한 김승현이 올 시즌 첫 하이라이트 필름을 방영했다. 질풍처럼 오른쪽 사이드 라인을 따라 드리블하다 허공으로 쏘아올린 공을 아이라 클라크(23득점)가 오른손으로 바스켓에 내리꽂았다. 70-55. 끝나 버린 승부였다.

한편 종료 2분을 남기고 골밑 슛을 하던 동부의 김주성이 오리온스 안드레 브라운의 팔에 맞아 고개가 꺾이면서 쓰러졌다. 김주성은 병원으로 후송됐지만 진단 결과 큰 부상은 아닌 것으로 알려졌다.

원주=허진석.이충형 기자

김순환 구단주(왼쪽)가 최형길 단장에게 구단기를 전달하고 있다. [원주=연합뉴스]

김준기 동부그룹 회장이 시구

○…개막전에 앞서 오후 5시40분부터 동부 프로미 농구단 창단식이 열렸다. 현란한 레이저쇼와 함께 여성그룹 쥬얼리가 축하공연을 했고, 동부그룹 전속모델인 전광렬, 박주미씨가 동부 선수단에 꽃다발을 전달했다. 창단식에는 김준기 동부그룹 회장과 김영수 KBL 총재, 김진선 강원도지사, 김기열 원주시장, 이계진 국회의원 등이 참석했다. 김순환 동부 구단주는 창단사에서 "3차례나 우승한 명문구단과 함께하게 된 것이 자랑스럽다"며 "보다 알차고 재미있는 경기를 통한 최고의 승부, 깨끗한 매너를 통한 진정한 승부를 보여주겠다"고 말했다.

○…개막식 시구는 동부의 자밀 왓킨스와 오리온스의 안드레 브라운을 사이에 두고 김준기 회장과 김진선 지사가 차례로 했다. 경기 시작 40초 만에 오리온스 브라운의 골밑 슛이 올 시즌 첫 골로 기록됐고, 1쿼터 2분4초에는 동부 왓킨스가 첫 덩크 슛에 성공했다. 동부의 마크 데이비스는 3분3초에 첫 3점 슛을 터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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