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속보] IS "일본인 인질 고토 참수" 영상 유포…진위 파악중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가 일본인 인질 고토 겐지(後藤健二·47)를 참수했다고 주장하는 1분 분량의 영상을 인터넷에 올렸다고 AFP와 NHK, 블룸버그 통신이 1일 보도했다. 지난달 24일 고토와 함께 붙잡고 있던 또 다른 일본인 인질 유카와 하루나(湯川遙菜·42)를 참수했다고 밝힌 지 8일 만이다.

‘일본 정부에 대한 메시지’라는 영어 문자로 시작하는 영상에서는 고토로 추정되는 남성이 오렌지색 죄수복을 입고 무릎을 꿇고 있다. 그는 약 1분간 전개된 이 비디오에서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의 옆에 선 검은 복면의 칼을 든 남성은 일본 정부가 그의 죽음에 책임이 있다고 말했다. 이 남성은 “너희는 이슬람 칼리파 국가의 권위와 힘을 아직도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이어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를 향해 “이길 수 없는 전쟁에 동참하는 부주의한 결정 때문에 이 칼은 겐지 뿐만 아니라 너희 국민을 계속 겨냥하게 될 것”이라며 “일본인들은 악몽을 꾸기 시작할 판이다”고 말했다. 이 남성은 앞서 서방 인질 참수 영상에 등장해 영국 억양을 사용하는 ‘지하드 존’과 동일 인물로 추정된다. 영상의 마지막에는 고토가 살해된 이후 모습으로 추정되는 정지 화면이 등장했다.

AP통신은 이 영상의 진위를 아직 확인하지 못했으나 이 영상의 내용은 IS가 지금까지 공개한 참수비디오와 부합된다고 보도했다. IS웹사이트에서 공개돼 IS동조자들이 소셜미디어에서 널리 확산시키고 있는 이 영상의 왼쪽 상단에는 IS의 홍보부서가 성명 등을 발표할 때 사용하는 로고가 새겨져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일본 정부 대변인인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관방장관은 이날 새벽 긴급 기자회견을 통해 “테러행위가 재차 발생한 데 대해 격렬한 분노를 느끼고 단호하게 비난한다”고 밝혔다.

나카타니 겐(中谷元) 일본 방위상은 이날 관계 각료 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경찰청 외사과로부터 동영상 속 남성이 고토 겐지일 가능성이 높다는 보고를 받았다”고 말했다.

IS는 지난달 20일 일본인 유카와와 고토 등 2명의 영상을 공개하며 72시간 내 몸값 2억 달러(약 2164억원)를 낼 것을 요구하고 이를 듣지 않으면 이들을 살해하겠다고 협박했다. 일본 정부가 몸값 요구에 응하지 않자 IS는 지난달 24일 유카와를 살해했다고 밝혔다.

IS는 이어 고토의 석방 조건으로 ‘알리샤위 석방’을 지난달 29일 제시했다. 사지다 알리샤위(45)는 2005년 11월 요르단의 수도 암만에서 자폭 테러를 벌여 60명의 목숨을 앗아간 이라크 출신 여성 테러리스트다. IS는 알리샤위와 고토를 교환할 준비가 되지 않으면 자신들이 생포한 요르단 조종사 마즈 알카사스베 중위를 살해하겠다고 위협했다. 이날 IS는 고토 참수 주장 영상에서 마즈 알카사스베 중위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한편, NHK 등 일본 언론에 의하면 살해된 것으로 추정되는 고토의 모친 이시도 준코(石堂順子·78)는 아들의 참수 영상 유포 소식에 “같은 일본인을 돕기 위해 시리아에 간 아들의 용기를 알아주기 바란다”고 말했다. 고토의 형인 고토 준이치(後藤純一·55)는 “안타깝다”면서도 동생의 석방을 위해 노력한 일본 정부에 감사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고토는 지난해 8월 IS에 억류된 민간군사업체 대표 유카와 하루나를 돕기 위해 10월말 시리아의 IS 거점 지역에 진입했다가 IS에 붙잡혔다.

한영혜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