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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여름 왜 이렇게 더운가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3면

요즈음 지구촌은 한마디로 날씨때문에 난리다.우리나라도 덥지만 지구반대폭에 있는 미국은 지난3주일동안 전국적인 열파로 2백여명이 목숨을 잃는 불상사가 있었다.서독·이탈리아등유럽지역도 역시 열파에 시달리는가 하면 일본 동북부는 이상저온에 휩싸여 농민들이 울상을 짓고있다. 또 중공·인도·파키스탄등지에는 집중폭우로 인한 홍수난리가 났고 남미의 브라질지역은 계속되는 가뭄으로 아사자가 속출하고있다.우리나라에서도 연일 37∼38도를 웃도는 극성스런 폭서가 계속돼 3일엔 울산이 측후소개설 52년만에 최고기온인 섭씨38·6도를 기록하는등 전국이 열파에 시달렸는데,이러한 더위는 당분간 계속되리라는것이 기상대의 전망이다.과연 지구는 어디로 가고 있으며, 이러한 기상이변은 왜 일어나는가. 우리나라의 여름이 왜 이렇게 더우며 앞으로의 전망은 어떤지 중앙기상대 김광식기상연구소장의 설명을 들어본다.
우선 최근 우리나라의폭서현상에 대해서.
『폭서,폭서하지만 그리대단한 것은 아녜요.오히려 가장 전형적이고 정상적인 여름날씨라고 볼수있읍니다.장마가 끝나면 무더위가 오는 것이 우리나라 여름날씨의 정해진 패턴이 아닙니까. 다만 우리나라가 북태평양 고기압의세력권안에 들어가 있기때문에 그 도가 조금 더하다는 것뿐이지요』 우리나라는 현재 더운 북태평양의 고기압이 발달해 삐죽하게나온 부분에 들어가 있기때문에 인근 일본동북부가 오호츠크해의한랭기단의 영향으로 냉해현상을 빚고있는것과는 반대 현상을 보이고있다는 것이다.
- 조금 더한것 뿐이라지만 전국이 섭씨30도를 훨씬 웃돌고,울산의 경우는40도에 육박하는 기온읕 보이고 있는데.
『전체적으로 본 우리나라의 8월평균기온은 대체로섭씨30 도내외거든요. 특별히더워 30도를 훨씬 웃돌기도 하지만 8월중·하순으로가면 30도에 못미치는 날도 있어요.평균적으로 보면 예년과 별로 큰차이는없을거예요. 다만 우리나라는 근래 두드러진 도시화와·공업화의 물결로 인해 대도시나 공업도시에서 지역적으로 기온이 높은 현상을 보이는데 울산과 서울등이 그대표적인 예가되지요. 말하자면 대도시는 인구의 조밀화와 건축물의 밀집, 자동차의 매연가스등으로 인한 오염물질의 확산이 기온상승을 부채질하고있고 공업도시의 경우도 공장매연으로 인한 온실효과에 따른 고온현상이 나타나기 때문이라고 분석할수있어요』
- 앞으로의 날씨에 대해서는.
『예보자의 입장을 떠나 분석자의 입장에 있기때문에확실한 예상을 하는 것은격에 맞지 않으나, 앞으로2주일간 우리나라의 날씨는 대략 예년보다 2∼3도 높은 기온분포를 보이는 대신 강우량은 다소 적을것 같습니다』
예년의 경우 북태평양고기압의 세력이 가끔 물러나 다소 서늘한 기온분포도 보였으나 올해는 주위의 한기단의 세력이 비슷,서로 물러서지 않고 대결하고 있기때문에 우리나라는 지속적인 고온현상을 보이고 있읍니다.』 그러나 조금 덥다고 그리 떠들것만은 못돼요.
최근의 고온은 벼이삭이 영그는데 중요한 열쇠로 작용하거든요.금년 농사의 대풍을 위해서는 오히려 바람직하다고 볼수도있읍니다.』
- 세계적인 기상이변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는지.『기상이라는게 원래 그렇찮아요.기상학자들에 따라서 「엘닌뇨」 현상이라든가, 화산폭발설등 갖가지 주장을 하고 있지만 대체적으로는 기단의 이동에 의한 것으로 보는것이 정실입니다. 남·북극의 한랭기단과 척도부근의 난류기단이 지구자전에 의해 균형이 깨지면서 이동을 하면 어떤곳에는 한랭기단이 내려와 평균보다 기온이 낮아져 냉해를 입고 그반대로 난류기단에 휩싸인 곳에서는 폭서의 현상을 보이게 되는거죠. 그중간지역에서는 한기와 난기가 부딪쳐 폭우의 위험이 커집니다.』
근자의 기상이변현상이 이변이 아니라 자연스런 기상현상이라고 주장하면서도 그러나 환경오염등 인간이 만들어내는 각종 물질이 지구촌을 기상재앙의 구렁텅이로 빠뜨릴수도 있다는 경고를 잊지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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