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사상 최대 배당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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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가 ‘통큰 배당’을 결정했다.

 삼성전자는 29일 3조원에 달하는 현금배당을 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전년보다 39%나 늘어난 규모다. 보통주는 주당 1만9500원, 우선주는 주당 1만9550원의 현금 배당이 실시된다. 배당금은 주주총회 승인 한달 뒤인 4월 중 증권예탁결제원을 통해 투자자들에게 지급된다. 지난해 7월 실시한 중간배당(주당 500원)을 포함하면 연간 배당금 총액은 2조9999억원으로 늘어난다. 사상 최대 실적을 냈던 2013년(228조원)에도 주당 1만4300원이었던 것을 감안하면 이례적인 결정이다. 삼성전자의 지난해 매출은 206조원으로 1년전보다 10% 가량 줄고, 영업이익 역시 25조원으로 전년 대비 11조원 줄어들었다.

 시장에선 실적 악화 속에서도 배당을 늘린 삼성전자의 결정을 두 가지로 해석했다. 먼저 정부 정책에 대한 ‘화답’이다. 국민연금이 삼성전자 지분 7.81%를 보유하고 있는 것도 영향을 줬다. 국민연금은 배당 등 주주권 행사를 늘려나가기 위해 ‘포커스 리스트’라는 기업 리스트를 만들어 관리에 나서겠다고 밝힌 상태다.

 배당확대를 ‘승계’와 관련짓는 시각도 있다. 순환출자 방식으로 연결된 삼성의 지배구조를 단순화하고 와병 중인 이건희(74) 삼성전자 회장으로부터 경영권을 이재용(47) 삼성전자 부회장이 이어받기 위해선 적절한 주가관리가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외국인 투자자 비중이 51%나 달하는 만큼 투자자의 기대치에 부응해야 한다는 부담감도 반영됐다. 이명진 삼성전자 전무는 “지난해 순이익 감소는 7조원, 잉여 현금흐름은 약 10조원 감소했으나 주주환원 금액은 5조4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2.5배 증가했다”고 말했다.

 한편 삼성전자는 지난해 메모리 반도체 사업이 전년 보다 26% 매출이 늘고, 영업이익도 1조8900억원이나 늘었지만 휴대폰 사업에서만 10조원에 달하는 영업이익을 까먹으면서 전날보다 1만8000원(1.81%) 내린 136만원에 장을 마쳤다.

 스마트폰 시장에선 삼성전자가 주춤하는 사이 애플이 무섭게 치고 올라왔다. 시장조사회사인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SA)는 지난해 4분기 애플과 삼성의 스마트폰 판매량이 7450만대로 같아졌다고 밝혔다. 시장 점유율이 각각 19.6%로 공동 1위가 됐다는 것이다. 애플의 1위 복귀는 2011년 4분기 이후 3년만의 일이다. 그러나 SA는 지난해 연간 판매량에선 여전히 삼성전자가 1위(3억1720만대), 애플은 2위(1억9270만대)라고 분석했다.

김현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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