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샐러리맨들의 점심시간 새 풍속도 15분간먹고 45분은 활용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6면

45분을 활용한다. 오전의 긴장을 풀수있는 셀러리맨들의 점심시간 1시간. 낮12시부터 l시사이 점심을 끝내면 으례 다방에서 코피를 마시며 잡담으로 시간과 돈을 축내면 직장인들의 점심풍속도가 크게 달라진 것이다. 『15분간 먹고, 45분간 나만의 알뜰시간을 만든다』 는 맹렬 영샐러리맨들이 늘고있는 것이다. 이러한 현상에 대해 한국능률협회 최자점교육사업부차장은 『실력이 좌우하는 경쟁사회에서 이기기 위한 자신들의 노력』 이라며 『시간을 효율적으로 이용하겠다는 젊은이들이 늘어나는는 무척 바람직한 현상』 이라고 했다.
운동·어학공부·실무수련·취미활동등 개성에 맞춘 젊은직장인들의 다양한 「점심시간 45분」을 찾아본다.

<학습파>
H그룹 어학실습실.
낮12시15분이면 30여석의 부스가 꽉찬다. 헤드폰을 낀 남녀사원들이 15분동안에 점심을 먹고 어학실습에 들어간것이다.
신임사원 최현곤씨(25)는 『시간에 쫓기는 직장인에게 40분간의 외국어공부는 황금같은 시간』 이라며 『해외근무에 대비, 좋아하는 바둑을 끊은지 오래』라고했다.
이회사의 중동무역부에 근무하는 박철완씨 (27) 는 아랍어그룹을 만들어 점심시간에 공부하고 있다.
영어·일어는 하는사람이 많아 남이 별로 안하는 아랍어를 6명이 함깨 배운다. 한사람이 3만원씩 거둬 외대강사를 초빙, 회사회의실을 이용한다고.
C잡지사 여기자 정아양(24)은 일본 잡지를 많이 읽어야하기 때문에 짧은 일어공부를 위해 회사에서 2백m쯤 떨어진 학원엘 다닌다.
『점심시간을 절약하려고 5분먼저 회사에서 나와 10분쯤 늦게 들어가는게 미안하다』고 귀띔했다.
자동차학원도 점심시간이면 만원. 자가운전을 위한 직장인 수강생들이 낮l2시15분쯤이면 몰려든다. 서울대방동 N자동차학원은 이들의 시간을 아껴주기위해 대방동 로터리에 학원버스를 대기시켜 태워준다.

<취미·건강과>
점심을 먹고 가만히있자면 식곤증(식곤증)이 엄습한다.
이를 물리치고 오후근무를 상쾌하게, 그리고 건강을 유지하겠다는 일거양득의 효과를 노린다. 풍족하지못한 주머니사정때문 적은 비용으로 운동을 할수있는 실내탁구·실내야구·테니스등이 대종을 이룬다.
실내야구는 1백원짜리 동전하나를 넣으면 10개의 야구공이 튀어나온다. 은행원 김일우씨(26)는 『5백원이면 50개의 공을 때립니다. 야구배트 50번을 휘두르고 나면 온몸에 땀이 흐르고 몸과 머리가 개운해지지요』라며 책상에 앉아 쌓인 피로를 깨끗이 푼다고했다.
내기당구에 몰두했던 이영한씨(27·S그룹·총무부)는 동료들의 충고로 실내탁구를 시작했다. 이씨는 『점심만 끝나면 당구장으로 달려갔는데 피곤이 더 쌓였지요. 그러나 탁구로 땀을 빼고나면 소화도 잘되고 일도 능률이 오른다』 고했다.
S건설의 여직원 40명은 점심시간을 이용, 서예와 묵화를 배워 수준급에 도달했다. 올 연말에는 회사안에 전시회를 열고 그 수입으로 불우이웃돕기를 하겠다고 한다.
전자게임의 종류가 다양해지고 수준도 높아지자 이곳에 몰리는 직장인도 적지않다.

<영리파>
낮12시20분쯤 서울남대문 K빌딩2층 증권회사 창구에는 넥타이를 맨 20대중반 또는 30대초반의 젊은 샐러리맨들이 몰려든다.
이들은 오전에 형성된 증권의 종가를 보러온 한 빌딩사무실 직원들이다.
H증권 이모대리(31·영업과)는 『시내 중심가 빌딩안에 있는 증권회사에는 증권에 맛들인 젊은 샐러리맨들이 상당수 있다』며 『증권이 호황일때는 한점포에 50∼60명이 됐으나 현재는 20∼30명으로 줄었다』고 알려준다.
이들 직장인들은 점심을 끝내고 증권회사에 들러 오전시세를 보고 살것인가 팔것인가를 결정, 추문을 하고 간다. 투자금액은 대개 50만∼1백만원정도의 소규모.
1백여만원을 투자한 이형운씨(26·은행원)는 『증권투자를 통해 이익을 얻으려는것보다는 경제의 흐름을 알려고 시작했다.』며 『증권시세의 변화를 보면 성장기업체·경제지표의 의미등 경제를 이해하는데 큰 도움이 된다』고했다. 또 소액거래를 자주 해봄으로써 증권투자의 기법을 배우게 된다는것. 점심시간을 활용, 잘만하면 용돈까지 버는 셈이다.
D그룹 홍보실의 박모씨(29)는 시장조사파. 그는 새로운 제품광고가 나간뒤 반응과 타사제품의 판매량, 소비자들의 소리를 듣기위해 점심을 먹고는 꼭 시장과 백화점을 들러본다.
『산책도 겸하고 현장조사도 하게되어 이미 버릴수없는 습관이 되었다』고 한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