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비자금, 총수일가 생활비로 썼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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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용성 두산 회장 검찰 출두
계열사를 통한 비자금 조성혐의를 받고 있는 박용성 두산그룹 회장이 20일 오전 서울중앙지검에서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를 받기 위해 출두하며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서울=연합뉴스)

두산그룹이 조성한 비자금을 그룹총수 일가가 생활비 명목으로 나눠 쓴 것으로 드러났다고 20일 한국일보가 보도했다.

신문은 검찰 관계자 등의 발언을 빌어 검찰이 최근 박용성 회장의 장남인 박진원 두산인프라코어 상무로부터 두산이 위장계열사 등을 통해 조성한 비자금을 박용성 그룹회장 형제자매에게 수 차례 생활비 명목으로 배분했다는 진술을 받아냈다고 전했다.

신문에 따르면, 박진원씨는 비자금 조성 지시에 대해 "아버지 형제들이 상의한 대로 따랐을 뿐이다. 나눠 받은 비자금은 대부분 가족들의 생활비, 세금, 이자 등에 사용됐다"고 진술했다.

신문은 또 검찰이 박용곤 명예회장(1억6000만원)과 용언(8000만원), 용오(〃), 용성(〃), 용현(〃), 용만(5000만원) 등 박씨 형제자매들이 비자금을 분배한 증거를 확보했다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검찰은 두산 총수 일가가 이와 유사한 비율로 최소 수십억원의 비자금을 나눠 온 것으로 보고 조사 중이다.

박용성 회장은 7월 박용오 전 회장이 비자금 조성 의혹 등을 제기하자 "터무니 없는 음해"라며 일축한 바 있다.

검찰은 지금까지 두산그룹이 두산산업개발 동현엔지니어링 세계물류 넵스 등 4개 계열사를 통해 최소한 200억원 이상의 비자금을 조성한 사실을 확인했다.

디지털뉴스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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