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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질오염 측정 항목 늘린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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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하천.호수 등 상수원의 수질등급이 다섯 가지에서 일곱 가지로 세분화된다. 수질등급을 판정하는 기준이 되는 오염물질의 항목수도 늘어난다.

환경부는 18일 이런 내용의 '수질환경기준 선진화 방안'을 발표했다. 수질환경 기준이 바뀌는 것은 1978년 제정된 이후 27년 만이다. 환경부는 "그동안 수질오염 양상이 달라졌고 수질측정 기술도 발전해 수질등급을 세분화하고 오염물질 항목수도 늘리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개선안에 따르면 현재 1~5급수 등 다섯 가지 단계의 숫자로 표시하고 있는 수질등급을 ▶매우 좋음▶좋음▶약간 좋음▶보통▶약간 나쁨▶나쁨▶매우 나쁨 등 7개 등급의 서술식으로 바꾼다. 하천의 경우 현재 생물학적 산소요구량(BOD)으로 '1ppm 초과~3ppm 이하'이면 모두 2급수로 분류되지만 새로운 기준에서는 '1~2ppm'은 '좋음','2~3ppm'은 '약간 좋음'으로 구분한다. 또 호소(湖沼.호수와 늪)는 화학적 산소요구량(COD) 2ppm 이하를 '매우 좋음', 2~3ppm은 '좋음'으로 평가한다. 오염원이 없는 청정 호수도 썩은 나뭇잎 등 자연 유기물질이 유입돼 COD가 2ppm 안팎이 될 수 있는 점을 반영했다. 환경부는 전국 하천 194개 구간 중 45%가 2등급으로 분류돼 있는데, 새 기준을 적용하면 구간별 등급이 세분화돼 하천 특성에 맞는 상수원 관리목표를 정하고 효율적인 예산 투입도 가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환경부는 또 국민의 건강과 물 생태계의 건전성을 확보할 수 있는 평가 항목으로서 온혈동물의 배설물로 인해 오염됐는지를 가리는 '분원성(糞原性) 대장균' 항목을 추가했다.

또 비소 등 9종에 대해서만 기준을 정해놓았던 유해화학물질에 클로로포름 등을 추가해 14항목으로 늘렸고, 납.카드뮴의 기준치는 높였다. 수질에 따라 서식하는 물고기 등의 지표 생물 기준과 함께 호소에 대해서는 별도로 부(富)영양화와 식물 플랑크톤 발생을 나타내는 엽록소a 항목도 추가됐다. 이번 개선안은 20일 환경정책평가연구원(KEI) 주관으로 열리는 공청회를 거쳐 올해 안에 확정돼 이르면 2007년부터 시행할 예정이다.

환경부 이재현 수질정책과장은 "시민들이 물 상태를 쉽게 알 수 있도록 등급별로 물방울 모양 캐릭터도 제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시민환경연구소 안병옥 부소장은 "개선안 방향에는 대체로 찬성하지만 환경부가 달성하지 못한 하천의 수질개선 목표를 수정하는 방편으로 사용해서는 안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강찬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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