즐거운 여름방학…좀더 보람있게 보내려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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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올 여름방학은 내게있어 그 어느때 보다도 중요한 방학이 될것같다. 대학입시가 걸려있는고3을 목전에 둔나로서는 평소 부진했던 과목들의 기초를 다시 다질수있는 마지막 기회인 동시에 고교생활의 여름방학을 즐길수 있는 마기막 기회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모처럼 찾아온 방학을 만끽하기위해 친구들과 어울려 등산배낭이라도 짊어지고 캠핑을 떠나고 싶은 마음은 굴뚝같지만 후년을 위해 일단 공부에 전념하기로 마음을 다져먹었다.
학교엘 가는거나 거의 다름없이 매일 아침 9시면 도서관에 나가 공부하고 저녁5시면 집에 돌아오는 것을 대원칙으로 세우고있다.
나의 이런 계획을보고 친구들은 『왜 요즘처럼 방10시까지 있지 그러니?』하고 진담반 농담반으로 빈정대기도 하지만 그건 나의 다른 계획을 모르고서하는 소리다.
나는 나의 마지막 고교방학에 무엇인가 하나쯤 추억거리를 만들어야한다고도 생각하고있다.
그래서 가장 좋은 추억거리를 생각하던 끝에 독후감을 적기로 결정했다. 예쁜 노트를 한권사서 첫페이지부터 차곡차곡 내가 이번에 읽은 책들의 기록을 남겨 놓으리라.
「니체」「키에르케고르」「사르트르」등 세계적으로 이름이 빛나는 위대한 철학자들의 철학서적을 두루 섭렵하는 것도 의미가 있지않겠는가. 들뜨기 쉬운 여름철, 사색으로 더위를식혀 나가는 것은 더할 나위 없는 멋진 피서법도 될것이라고 자부해본다.
가끔 공부하기가 지루한생각이 드는 때가 오면 가까운 풀에라도 찾아가 물장구를 실컷 쳐보리라.
개학날 얼굴이 까맣게 그을린 친구들곁에 유독 새하얀 내모습을 그려보면 약간 쑥스러운 듯한 생각도 들긴하지만 외양 보다도 내실을 기하는것이 더욱 보람있으리라고 자위하면서 이여름 뜨거운 젊음을 삭여 나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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