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미군 감축은 잘못 아시아서 역할 강화해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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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1면

미국 정부의 해외 미군 기지.병력 감축 계획은 잘못된 것이며, 아시아에서는 미군의 역할을 강화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미 브루킹스연구소 무기통제 전문가인 마이클 오핸런(사진) 연구원은 미 아시아정책연구소(NBR)가 최근 펴낸 보고서에서 "미국은 아시아 우방과 연대해 광범위한 군사 능력을 유지해야 한다"고 말했다고 AFP통신이 16일 보도했다. 지난해 미국은 향후 10년간 아시아.유럽 등지의 미군 시설 수백 개를 폐쇄하고, 7만 명의 병력을 감축하겠다는 내용의 해외 미군 재배치 계획을 발표했다. "냉전이 종식됐고 군사기술이 현대화된 만큼 과거처럼 대규모의 기지.병력을 운용할 필요가 없게 됐다"는 이유를 내세웠다.

그러나 오핸런 연구원은 "아시아에서 미국의 안보를 위협할 세 가지 시나리오가 있다"며 "미군 재배치 계획에 대한 과도한 믿음은 위험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세 가지 시나리오로 ▶중국.대만 간의 무력충돌▶핵으로 무장한 북한의 남한 공격▶남아시아의 핵 재앙(인도.파키스탄 핵전쟁 또는 알카에다의 파키스탄 핵무기 사용)을 열거했다.

그는 "이런 시나리오는 미국에 바로 영향을 미치는 것이므로 미국은 아시아에서 많은 수의 보병을 유지하면서 고(高)기술의 현대전 수행능력을 갖추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카네기 국제평화재단의 애슐리 텔리스 연구원도 같은 보고서에서 "미국은 아시아 국가의 안보 보장 역할을 강화할 필요가 있으며, 동맹국이 아닌 국가와 유대를 맺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렇지 않을 경우 아시아 지역에서 군사적 긴장과 핵무기 확산 분위기가 조성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상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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