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립식 투자, 널뛰기 때도 짭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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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7면

증시가 최근 주춤거리고 있다. 지난주 후반에 3일 연속 주가가 떨어지면서 종합주가지수가 54.1포인트(4.4%) 내렸다. 이런 가운데 지수가 급등락을 반복하는 '롤러코스트 장세'도 고개를 들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이에 따라 직접투자자들은 투자 전략을 짜기가 더욱 어려워졌다.

펀드 간접투자자도 불안하기는 마찬가지다. 신규 투자를 하면 손해를 보지는 않을지, 수익률이 더 떨어지기 전에 펀드를 환매해야 하는 것은 아닌지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투자 유형별로 증시 전문가들의 조언을 살펴본다.

◆적립식은 지수를 보지 말라=대표적 간접투자수단으로 자리잡은 적립식 투자의 매력 중 하나는 지수 흐름에 크게 신경쓰지 않아도 된다는 점이다. 오히려 지수가 적당히 오르내리는 것이 수익률에 보탬이 된다는 것.

펀드평가회사 제로인의 이재순 조사분석팀장은 "적립식 펀드는 장기 분할 매수를 하기 때문에 조정을 받아 주가가 내리면 오히려 매입 단가를 낮추는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예컨대 가입 시점 이후 주가가 오르기만 하면 적립식 펀드의 수익률은 한번에 목돈을 넣는 거치식 펀드의 절반 정도에 그친다. 반면 주가가 떨어졌다가 다시 원점으로 돌아오면 거치식 펀드는 수익이 없지만 적립식 펀드는 하락폭의 절반 가까이를 수익으로 얻을 수 있다.

◆원금 보장.보전형 상품=안정성에 중점을 두는 투자자라면 원금보전을 추구하는 상품에 눈을 돌려볼 만하다. 대표적인 투자상품이 원금보장형 주가지수연계증권(ELS)이다. 원금보장형 ELS는 상승장에선 일반 펀드에 비해 수익률이 떨어지지만 원금을 보장해주거나 수익률이 고정되는 특징이 있어 보수적인 투자자들에게 적합하다. 하락폭이 일정 수준 (통상 30~40%)만 넘지 않으면 원금을 보장하는 조건부 원금보장형 ELS도 최근 많이 나오고 있다. 또 8~10% 내외의 목표 수익률을 정해두고 이를 달성하면 안정적인 채권형으로 돌아서는 목표전환형 펀드도 관심을 모으고 있다. 예를 들어 대한투자증권의 '클래스원 오토시스템 액티브Ⅱ1호'는 지난 12일 목표했던 10% 수익을 달성해 채권형으로 바뀌었다.

증시 조정이 길어진다는 판단이 서면 주가 오르내림에 따라 자동적으로 사고 파는 시스템 펀드도 대안이 될 수 있다.

◆직접 투자는 신중해야=최근 개인 직접투자자들이 다시 증시로 돌아오고 있지만 직접 투자자들은 신중을 기해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이달 들어 주가의 등락폭이 커진 것이 국내 기업의 실적이나 경기 상황보다는 미국 경제 등 해외 요인에서 비롯돼 변수가 많고 적응하기도 쉽지 않기 때문이다.

대우증권 이영원 투자전략팀장은 "국제투자 자금의 흐름이 불안정해졌다"며 "직접 투자자는 국내뿐 아니라 해외경제 동향과 기업 실적을 주시하면서 어느 때보다 조심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투운용 정윤식 주식투자전략팀장은 "장기적으로 상승세를 이어갈 것이므로 가치주에 투자해 장기 보유하는 전략을 권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승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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