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통운 인수전 금호아시아나도 가세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경제 01면

금호아시아나그룹이 대한통운 인수전에 뛰어 들었다. 16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금호산업 등 금호 계열사들은 대한통운 지분 14.71%를 최근 확보했다. 특히 금호산업은 지분취득 사유를 '경영참가목적'이라고 공시해 경영권 인수의 뜻을 분명히 했다.

이에 따라 국내 최대 육상운송업체인 대한통운의 인수를 둘러싸고 지난 7일 대한통운 지분 21.3%를 인수해 1대 주주로 떠오른 STX 그룹과 금호그룹의 경쟁이 본격화할 전망이다.

CJ그룹과 롯데그룹도 대한통운 인수에 관심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대한통운의 대주주 분포를 보면 1, 2대 주주인 STX그룹.금호그룹 외에 골드먼삭스(13.4%), 서울보증보험(7.79%), 산업은행(7.14%) 등이 있다.

금호는 아시아나항공. 금호고속. 금호렌터카 등과 연계한 종합 물류그룹으로 재도약한다는 목표 아래 그동안 계열사를 내세워 대한통운 지분을 장내에서 사들였다.

특히 박삼구 금호아시아나 그룹 회장은 STX가 대한통운 지분을 사들인 직후 임원들에게 "지난해 범양상선(현 STX 팬오션) 입찰에서 STX에 밀린 경험을 되풀이하지 말자"며 인수전에 적극 참여할 것을 지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금호는 지난해 그룹사상 최대 순익을 올렸고 올해 금호타이어를 상장해 그룹 자금기반이 탄탄해졌다.

대한통운 인수전의 주요 변수는 내년 5월 10일 이후 출자 전환될 채권단 보유의 보증채권의 향방이다.

보증채권이 출자전환되면 대한통운 지분의 32%를 차지하게 되고 기존 주주들의 지분율은 자동적으로 떨어진다. STX는 현재의 21.3%에서 14.2%로, 금호아시아나는 14.7%에서 9.8% 수준으로 낮아진다.

따라서 STX와 금호그룹은 경영권 확보를 위해서는 추가로 지분을 사모으거나, 보증채권의 출자전환 지분을 공개 매각할 때 거액을 들여 인수해야 한다.

이와 관련, 이국동 대한통운 사장은 지난주 기자간담회에서 "대한통운 지분 51%를 취득하려면 최소 1조원 정도가 필요하다"고 전망했다.

윤창희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