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의 아들' 만화가 박봉성씨 별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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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 박봉성씨

'신의 아들''신이라 불리는 사나이'등으로 1980~90년대 만화방 문화를 주도해온 만화가 박봉성 화백이 15일 오후 4시 30분 별세했다. 향년 56세.
한국만화가협회 연동훈 사무국장은 “박 화백이 이날 자제분과 도봉산 산행 도중 갑자기 쓰러졌다”고 밝혔다.
박 화백은 부산 건국상고 1학년때 오명천 선생 문하로 입문, 1974년 ‘떠벌이 복서’로 데뷔했다.
초인적인 인물 최강타가 등장하는 대표작 ‘신의 아들’은 1983년부터 1987년까지 총 53권의 만화책으로 나왔으며 영화화되기도 했다.
그의 작품으로는 ‘새벽을 여는 사람들’ ‘캠퍼스 청개구리’ ‘아버지의 이름으로’(1990년 KBS TV ‘신년특집극’으로 방영) ‘가진 것 없소이다’(1992년 영화화) 등 500여 편이 있다.
그는 부산시 사하구에 봉성 프로덕션을 설립, 대규모 작가 군을 통해 만화단행본을 만드는 다작 시스템을 구축한 인물로 유명하다.
1981년부터 91년까지 10년간 100종, 1494권을 발행으로 1년 평균 130권 이상의 단행본을 만들어낸 기록을 보유하고 있다.
한국만화문화연구원 손상익 원장은 “그의 다작 방식은 한때 만화방 업소로부터 질 저하에 따른 구매 거부라는 시련에 직면하기도 했으나 독자들로부터 주목받는 다수의 문제작을 발표, 1980년대 만화산업의 명맥을 이어온 공로를 인정받고 있다”고 말한다.
그는 극화체라 불리는 사실적인 그림을 통해 현실세계, 특히 경제문제를 다양한 각도에서 그려내면서 여기에 적절한 판타지를 결합, ‘1980년대 남성 만화의 한 전형’을 제시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1996년부터 부산예술학교 만화학과에 출강했으며 1999년 부산예술문화대학 겸임교수를 맡았다.
2003년에는 동료 작가들과 함께 만화 콘텐츠 전문기업인 ‘대한민국 만화중심’을 출범하기도 했다. 한국만화가협회 22대 부회장을 역임했다.
유족으로는 부인 권복녀 씨와 성현, 강우, 지현 씨 등 2남 1녀가 있다.
발인은 17일 오후 3시, 빈소 신촌 세브란스 병원 13호 영안실.

정형모 기자 hy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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