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가「별자리인사」 예칙못할 변수많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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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금융가 「별자리」 인사가 코앞에 다가왔다. 4명의 은행장을 비롯, 금융계 전체임원의 3분의 1인 40명의 임원이 8월중 무더기로 그 초임기를 다하기 때문이다. 정부가 표방한 은행자율화·민영화의 원년에 치르는 첫 번째 대규모 인사라는 점에서 관심이 더욱 높아지고 있다. 비록 자율화시대라지만 이번 인사의 대권은 역시 당국의 손안에 있다.
재무부는 적어도 은행장의 인사권만큼은 아직 놓지않으려하고 은행장의 자리바꿈은 나머지 임원들의 거취를 결정하는 가장 큰 변수가 된다.
따라서 이번 인사의 핵은 재무부의 의중속에 있는 4명의 은행장인사다.
특히 지난해이후 갖가지 이슈속에 어느 때 보다도 더한 스포트라이트를 받으며 진행돼온 금융자율화를 돌이켜보는 재무부의 「본심」이 이번 은행장인사의 결과로 드러날것이므로 주목을 받고 있는 것이다.
재무부의 본심이 과연 어떠한 결과로 나타날지 아직은 누구도 모르는 일이지만 금융계의 분석과 관찰은 이달초까지만 해도 「온건하고 소폭적인 인사」쪽으로 모아지는듯했으나 막바지에 접어든 요즘에는 재무부가 과격하다할 정도의 대폭인사를 통해 「본때」를 보일지도 모른다는 예상도 나오고 있다.
특히 최근 은행감독원의 기능·조직강화와 관련된 재무부측의 보강인사 가능성과 개각에 뒤따를 법도한 경제팀의 후속인사 가능성이 시기적으로 은행인사와 맞아떨어지고있어 이번 금융계인사는 어느때보다도 예측불허의 변수가 많다고할 수 있다.
이번에 임기를 다하는 은행장은 국민은행 송병순행장(7월30일)과 안영모한일은행장·이필선 제일은행장·김용운 서울신탁은행장(이상 8월22일) 등이다.
이중 송병순국민은행장은 그동안 은행경영에서 보인 여러 두드러진 실적과 원만한 인품 때문에 별이의없이 유임이 될것으로 알려졌다.
송행장은 특히 은행가의 아이디어뱅커로 재임기간중 새상품을 개발해놓은 실적을 높이 평가받았고 이 때문에 유임결정이 내려지기 직전「발전적 자리바꿈」을 권고받기도 했지만 본인이 고사했다는 후문이다.
이에따라 국민은행 측은 최근 당초 7월말로 잡았던 임시주총을 중순께로 앞당겨 행장인사와함께 이번에 임기만료되는 3명의임원들에대한 인사도 마무리지을 움직임이다. 임기만료 3명의 임원중 2명은 유임될것으로 알려졌다.
비교적 일찍 윤곽이 잡힌 송국민은행장을 제외한 나머지 3명의 시중은행장의 거취에 대해서는 최근 전원 경질설까지도 나오고 있으나 워낙 변수가 많아 어떻게 결말이 날지는 아무도 모르는 일이다.
다만 이달초까지만 해도 「안정권」에 들었다는 세평을 들었던 모은행장은 최근 「불안」하다는 쪽으로 기울었고 『후진을 위해 나스스로 물러나겠다』는 여러번 밝혔던 모 은행장은 도리어 최근들어 유임할 것이라는 소문도 나오고 있다.
현재 한은은 당국에 대해 2명의 고참부장을 후보자로 복수추천해 놓고있는데 모해외사무소장이 현재로선 가장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렇게 되면 한은의 부장급들은 한차례 비교적 큰폭의 인사이동을 치러야한다.
또한 이번 인사와함께 김통위원의 진용도 다소 바뀔것으로 금융계는 내다보고 있다.
지금까지 알려지기론 경제단체의 K모 금통위원이 물러나고 기왕에 비어있던 한자리를 합쳐 2명의 금통위원이 새로이 모두 지방대학의 교수들중에서 발탁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한편 공석인 수출입은행의 이사에는 재무부 국장급이 나와 앉을것이라는 이야기가 오래전부터 그럴듯하게 돌고 있고 이번 기회에 모 국책은행장이 시중은행장으로 나올 것이라는 분석도 있었으나 이는 최근 별로 가능서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번 금융계인사는 역시 어느 때보다도 가변적인 요소가 많아 그결과를 알수 없다는 분석이 가장 타당성이 있다.
특히 최근의 감독원문제, 개각에따른 후속인사등이 변수로 작용할 경우 이번 금융계인사는 지난 80년의 「정화인사」이후 가장 큰폭의 은행인사가 될 가능성도 있다. <김수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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