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해진, 박 대통령 권력 새누리당에 대폭 이양 요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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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중앙포토DB]

새누리당의 소장파 의원인 조해진(2선, 경남 밀양-창녕) 의원은 25일 오후 당사에서 회견을 열어 “이 시점에서 국정운영의 근본적이고 혁신적 변화가 없으면 내년 총선 및 이후 대선까지 전망이 굉장히 어려운 상황으로 가게 될 것”이라며 “현재의 난국을 돌파하려면 박근혜 대통령의 남은 임기 3년은 당ㆍ정ㆍ청 공동책임체제로 국정운영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조 의원은 박 대통령에게 세가지를 요구했다. 첫째로 그는 “지금까지는 청와대가 앞서가고 당이 뒷받쳐주는 형태였는데 앞으론 중요한 국정과제를 당이 미리 적극 챙겨서 문제가 있는 건 사전에 걸러내 이번의 연말정산과 같은 문제를 예방해야 한다”고 말했다. 두번째로 그는 “이완구 총리 후보자 지명을 계기로 박 대통령이 국민에게 약속했던 책임총리제ㆍ책임장관제를 시행해야 한다. 총리에겐 헌법에 규정된 내각통할권을 보장하고 장관에겐 해당부처의 인사ㆍ정책에 대한 재량권을 줘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인사파행을 막고 위헌논란을 예방하기 위해 국무위원ㆍ대법관ㆍ헌법재판관 등과 같은 고위인사의 임명은 헌법에 규정된 대로 제청권을 해당 기관장들에게 돌려줘야 한다”고 덧붙였다.

세번째로 조 의원은 “새누리당 대표, 원내대표, 국무총리, 청와대 비서실장 등 4인이 국정협의체를 구성해 중요한 국정과제에 대해 충분히 소통하고 이행과정을 협의해야 한다”며 “필요할 땐 새누리당의 정책위의장이나 부총리들까지 참여하는 확대협의체를 구성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조 의원의 주장의 핵심은 한마디로 현재 박 대통령이 행사하고 있는 권력의 상당 부분을 새누리당으로 이양하라는 것이다. 조 의원은 자신의 주장은 개인 생각이라며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하지만 조 의원이 새누리당 쇄신모임인 ‘아침소리’의 핵심멤버라는 점에서, 이날 회견이 최근 박 대통령의 지지율 급락현상을 바라보는 당내 쇄신파 의원들의 분위기를 드러냈다는 평가도 나온다.

김정하 기자 wormhol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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