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금융스캔들의 장본인 「신도나」|옥중서 바티칸 조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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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지난해 세계를 떠들썩하게 만들었던 이탈리아 금융계의 최대 재벌인 방코 암브로시아노은행장「로베르토·칼비」피살사건과 이를 둘러싼 바티칸의 금융스캔들의 배후인물로 알려졌던「미켈레·신도나」라는 금융의 귀재(귀재)는 최근 바티칸과의 거래에서 완전히 손을 뗀것일까. 미국의 USA투데이지는 그가 사기혐의로 25년형을 살고있으면서도 여전히 바티칸의 재정자문역할을 하고있으며 바티칸은 그를 통해 마피아와 CIA의 자금까지도 흡수했었다고 하버드대학의 관계전문가「뤼기·디폰조」교수와의 인터뷰를 통해 폭로했다. 경제저술가이자 국제재정자문가이기도한「디폰조」교수는 최근 펴낸『교황청의 은행가「미켈레·신도나」라는 책에서 바티칸의 재정내막과 「신도나」의 역할 등을 상세히 기록한바있다. 다음은 USA투데이지의 「디폰조」 교수회견요약.
바티칸이 보유하고 있는 재산은 미국시장의 증권과 귀금속, 값비싼 그림, 부동산등 줄잡아 5백억 내지 6백억달러 (약38조5천억원)로 추산된다
「미켈레·신도나」는 마피아나 이탈리아정부 전복을 기도했던 P,2(비밀정치결사) 같은 조직과 관계를 갖고 있었으며 다른 한쪽으로는 바티칸의 재정실무자들과도 긴밀하게 접촉해 온 인물로 시실리섬 출신.
그는 47년 시실리를 떠나 메시나의 주교소개로 후에 교황「요한·바오로」6세가 된「지오바니· 몬티니」그리고 당시 바티칸의 은행가였던 「마시모·스파다」등 집권층을 알게됐다. 그 배경에는「신도나」가 세무에 귀신처럼 밝은데다 증권·부동산등 바티칸이 관심을집중 시키고 있던 분야에 특히 뛰어난 능력을 갖고 있었던 것이 크게 작용했다.
그는 57년 뉴욕을 본거지로 한 마피아단에 재정고문으로도 가담, 합법을 가장한 사업에 자금을 재투자하는 일들을 도왔다.
교황과 바티칸은행가인「바오로·마르킨쿠스」주교는 이 사실을 알고있었으나 그가 마약으로 번 수십억달러의 돈이 바티칸을 통해 스위스나 룩셈부르크로 흘러 들어가고 있다는 것만큼은 모르고 있었던 것 같다.
그는 이렇듯 마피아와 P,2등 조직을 바티칸과 교묘히 연결시켜 이탈리아 정계·재계에도 영향을 미쳤고「닉슨」행정부시절의 재무장관「데이비드·케네디」나 건티넨틀 일리노이즈
뱅크 등 주요 인물, 은행들과도 거래했다. 특히 은행측은「신도나」의 재정적 조언과 함께 무엇보다도 바티칸에서 흘러나오는 거액의 자금을 흡수할 필요가 있었던 것이다.
그러나 74년「신도나」의 불법행위가 적발됨에 따라 그의 예금잔고가 몰수됐고 바티칸도 적지 않은 피해를 보게됐다. 바티칸은 공식적으로 3천만달러 내지 2억달러 (약1천5백40억원)정도의 손실이 있었다고 밝혔으나 실제로는 10억달러(약 7천7백억원)에 달했다.
바티칸은 「신도나」를 통해 비밀로 개설했던 4개 은행구좌의 예금전액을 잃었던 것이다. 그러나 바티칸측은 그 같은 예금구좌가 있었던 것조차 알려지는 것을 꺼렸다.
바티칸은 심지어「신도나」와 거래했었다는 사실이 알려지기를 원치 않아 그가 프랭클린 내셔널뱅크 도산 사건으로 법정에 섰을 때「바오로·마르킨쿠스」와 다른2명의 바티칸관리들이 그를 위해 증언하겠다고 나섰으나 「요한·바오로」2세 교황이 이를 중지시켰다.
이 엄청난 사건 후에도「신도나」가 여전히 바티칸의 재정을 뒤에서 조종하고있다는 사례가 나타나고 있다.
그러나 바티칸 내부에서는「마르킨쿠스」가 이탈리아정부의 체포령에 묶여 일선에서 사라진 후 누가「신도나」의 파트너 역을 하는지는 알려진바 없다. 교황「요한·바오로」2세 또한 전임자인「요한·바오로」6세와는 달리 이탈리아 태생도 아닌데다 종교와 정치, 그리고 조국 폴란드에 대한 관심 외에는 재정분야에 많은 신경을 쓰는 인물이 아니다.
그는 은행파산사건에 대해서도 조사위원회를 구성해 바티칸에 잭임이 없다는 결론을 내렸고 재정을 비롯한 모든 분야를 올바른 방향으로 이끌어 나가려는 데만 주력해왔다. 이 때문에 그에 대한 암살미수사건도 정치적인 배후가 깔린 소련인 들의 짓이 아니라 재정문제와 관련된 마피아나 P,2등 이탈리아내부의 소행일 가능성도 있다는 추측도 나돌았다.
「신도나」는 앞의 사건과는 별도로 미중앙정보국(CIA)으로 부터도 1천만달러(약77억원)를 받아 이탈리아 내부에서의 우익운동조직에 건네준 것으로 알려졌다.
이 돈의 대부분은 P,2나 이탈리아 고위관리들의 손으로 흘러 들어가 소기의 목적과는 달리 유용 되었으며 그중 2백만달러는 바티칸의「요한·바오로」6세 교황이 대주교시절 밀라노에 나이 많은 성직자들을 위한 주택자금으로 쓰였다는 설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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