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가도 진입한 미국경제 |2·4분기 GNP성장 6·6%가 뜻하는 것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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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미국에 진출해 있는 한국섬유업계 지사들은 『가을에 할 일이 벌써 모두 끝났다』고 즐거워 하고 있다. 83년도 대미수출쿼터를 2·4분기에 모두 소진했기 때문이다.
어떤 섬유업자는 너무 성급하게 주문을 받아들이다가 쿼터를 초과해서 사후에 계약을 취소해 말썽을 빚는 경우까지 있다고 한 업계소식통은 전했다.
이와같은 현상은 미국업자들이 경기회복을 예상하고 쿼터가 소진되기전에 한국산 섬유류의 물량을 경쟁적으로 확보해 놓으려 한데서 생겨난 것이다. 섬유업계의 이와같은 경기는 경기회복에 대한 업자들의 기대를 상징한 특이한 예이지만 일반 미국회사들도 지난 연말까지 재고량을 감소시켜 오다가 금년초부터 서서히 재고량을 다시 충당하기 시작했다.
그 결과 숫자로 표시된 미국경기의 회복세는 모든 경제전문가들이 예고한 것보다 강하게 나타나고 있다. 미상무성은 최근 연율로 표시된 2·4분기 GNP 성장률이 6·6%라고 발표했다. 전후 6차례나 있었던 경제회복기의 초기성장률이 평균6∼7%였기 때문에 미국경제전문가들은 이제 경기회복이 착실히 정착돼 가고 있는 증거로 이 수치를 평가하고 있다.
상무성은 지난봄 1·4분기의 성장률을 4%로 추정했다가 최근 이를 2·6%로 수정했다. 그러니까 최근에 발표된 2·4분기의 6·6% 성장은 회복세의 강도가 대단하다는 증거로 받아 들여지고 있는 것이다.
이 상승률의 50%는 재고량 충당에서 나온 것이다. 그래서 한 경제전문가는 현재의 경제회복은 소비자들이 이끄는 회복세의 고전적 예라고 지적했다.
늘 상무성발표보다 보수적인 전망을 해왔기 때문에 행정부안에서 「비관론 박사」라는 별명을 듣고있는 대통령수석경제보좌관인「마틴·펠드스타인」은 『이제 나도 회복세가 실제로 일어나고 있다는데 대해 자신감을 갖고 있다』고 말하고 있다.
GNP성장률의 급격한 증가는 소비자구매, 자동차판매고, 주택건설, 공장생산고등 모든 경제활동분야에서의 건실한 성장으로 뒷받침 되고 있다.
그러나 이와같은 회복세가 어느정도의 지구력을 나타낼지에 대해서는 의문을 나타내는 견해도 있다.
전국생산업자협회의 수석경제전문가인 「자시노스키」는 경제회복세가 84년이면 약화될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84년 「레이건」대통령에 맞서 대통령선거전략을 짜고 있는 민주당에서도 총선이 실시되는84년11월쯤이면 회복세가 둔화되리라는 전망을 하나의 전제로 삼고있다.
경제회복세가 단기간에 둔화되리라고 보는 근거로는 앞으로 수년간 계속될것으로 보이는미국의 높은 재정적자폭(약2천억달러) 때문에 금리가 다시 올라가서 기업확장의 여력이 발휘될 수 없으리라는 점이 지적되고 있다. 이와같은 우려는 IMF(국제통화기금)가 최근에 발표한경제전망보고서에도 들어있다.
이 보고서는 83∼84년 기간중 다른 나라들은 미국보다 느린 회복세를 보일 것이라고 전망하고 83년중 미국을 제외한 공업국들은 3%, 기타 석유수출국을 제외한 개발도상국들은 2∼2·5%의 성장을 보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그러면서도 이 보고서는 『미국의 재정적자폭이 클 가능성이 있어서 단기전망 이상으로 성장을 예측하기는 어렵다』고 결론짓고 있다.【워싱턴=장두성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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