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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국장 2명 문책성 경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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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9면

잇따른 사고와 시청률 저하로 총체적 난국에 빠진 MBC가 드라마 국장과 예능 국장을 동시에 교체했다.

MBC는 11일 드라마국장에 '내 이름은 김삼순'을 기획했던 김사현 부장을, 예능국장에는 최영근 부국장을 임명했다. 이에 대해 MBC 홍보심의국 관계자는 "분위기 쇄신 차원의 경질 인사"라고 설명했다.

MBC는 지난달 1일엔 731부대 오보와 해외 인력송출업체 로비 등으로 잡음이 잇따른 데 대한 책임을 물어 보도국장을 교체한 바 있다. 이로써 지난 2월 최문순 사장이 취임하면서 임명한 보도.예능.드라마 국장이 모두 불명예 퇴진하게 됐다.

MBC는 지난해부터 이어진 시청률 저하의 늪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는데다, 올 들어서는 '음악캠프'의 성기 노출사고, '가요콘서트' 상주 참사 등 대형사고까지 잇따라 터져 진퇴양난에 빠졌다.

특히 '내 이름은 김삼순'과 일일극 '굳세어라 금순아' 등 두 대박 드라마가 끝난 이후 대부분의 드라마가 한자릿수 시청률에 머물며 사기를 떨어뜨리고 있다. 수목드라마 '가을 소나기'는 지난 6일 시청률 3.8%(AGB닐슨미디어리서치)를 기록했으며, 8일 시작한 주말드라마 '결혼합시다'는 첫날 시청률 7.4%로 조기 종영시킨 '사랑찬가'의 종영 시청률(11.6%)에도 미치지 못했다. 최근 새로 선보인 일일드라마 '맨발의 청춘'도 KBS의 '별난 여자 별난 남자'에 거의 절반 수준의 수치로 밀리고 있으며, 100억 원을 투입한'신돈' 역시 KBS의 외화 '칭기스칸'보다 낮은 시청률로 고전 중이다.

예능 프로그램도 마찬가지다. 부장 대우에서 전격적으로 국장으로 발탁됐던 김영희 전 국장이 스타 MC를 총동원하며 경쟁력 강화에 나섰음에도 시청률 하강세를 반전시키지 못했다. 간판 예능 프로그램인 '일요일 일요일 밤에'의 시청률이 6% 선에 머무르고 있는 형국이다.

MBC의 한 직원은 "하나라도 잘 되는 게 있어야 할 텐데 어떻게 난국을 타개해야 할지 모르겠다"며 안타까워했다.

이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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