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주택 주문건축 늘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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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기존 아파트는 거래가 거의 끊겼다.
지난 3, 4월 부동산투기가 막바지에 이르렀을때 막차를 탄 매물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으나 사는 폭은 『더 떨어지면 사겠다』고 기다리고 있다. 과거 아파트투기의 역쇼크가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봄 이사철이 지나 5, 6월은 계절적으로 비수기인데다 실수요자들은 이달에 분양이 많은 신규아파트쪽으로만 관심을 쏟아 기존가격은 계속 하락세를 보이고있다.
이런 상황에서 해외건설이 주춤하자 일부 건설업체들은 국내로 눈을 돌려 대단위 단지가 필요없는 빌라형 주택 또는 주문주택에 관심을 쏟고 있다.
주택건설업체들은 아파트채권입찰제 실시로 당첨자들의 부담액이 높아져 중도금연체사태가 올까봐 우려하고있다.
○…주문 단독주택의 선두주자는 현대건설.
지난80년부터 주문주택사업을 실시한 현대는 올해들어 단독주택주문건축사업을 크게 확장했다. 주문주택은 수익률이 평균15%는 되어 다른 업체들도 많이 참여계획을 세우고있다.
현대건설이 올들어 개인 또는 중소업체들로부터 받은 주문주택은 모두 9백50가구분이며 이중 30%가 개인 단독주택이다.
평당 건축비는 제세공과금을 포함, 70만∼1백만원선. 고급은 1백20만원짜리도 있다.
고객이 택지를 확보하면 설계에서 시공· 감리에 이르기까지 시공회사가 모두 책임을 져 주인은 인부·자재·시공등에 전혀 신경을 쓸 필요가 없으며 아파트분양가격보다 훨씬 싸게 집을 지을 수 있다.
평당 60만원짜리의 대지 1백평, 건평 60평짜리 건물의 경우 1억2천만원이면 (건축비는 평당 1백만원) 지을 수 있는데 마당도 없는 같은 크기의 아파트는 이보다 훨씬 비싸기 때문에 단독주택에 눈을 돌리는 사람이 늘고있다.
지금까지는 60∼80평의 대형주택이 대부분이었으나 35∼40평짜리 중산층용 주택주문도 받아 아파트를 살 여유가, 있는 사람은 한번 시도해 볼만하다.
○…한양·삼익·효성건설·한신공영등도 주문주택사업팀을 조직, 주문주택을 짓는 것과 동시에 빌라형 주택건실계휙을 세우고 있다.
효성건설의 경우 자금까지 빌라형 사업을, 벌여 재미를 본데 이어 올해부터는 대지 5백∼6백평정도에 5∼10가구가집단적으로 요청해 오면 기호에 맞는 주택을 지을 방침이다.
한양은 이달중 시범적으로 서울 자양동에 약간의 단독주택을 지을 계획이며 삼익도 사업성검토를 하고있다.
한신공영은 신반포지역에 6천평의 대지를 매입, 빌라형의 맨션을 9월중 분양예정으로 서울시· 건설부에 승인신청을 내놓고 있다. 분양 가격은 미정이나 1백50만∼1백80만원선으로 잡고있다.
○…채권입찰제실시결과를 놓고 당국과 건설업체들은 서로 엇갈린 평을 하고있다.
서울시· 건설부등은 기존아파트시세보다 신규분양아파트매입가격이 낮은데 안심하고 채권입찰제가 주택가격안정을 가져왔다고 자화자찬하고 있다.
그러나 주택건설업체들은 부동산투기가 억제되고 분양가격이 낮은 것은 특정지역고시·양도세중과·비수기가 겹친데다 국세청이 눈에 불을 켜고 감시를 하는 탓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감시의 눈만 조금 느슨해지면 채권입찰제가 실시돼도 실세와 차이가 나기때문에 전매차익을 노린 투기꾼들이 덤벼들 것으로 업계는 내다보고 있다. 실제 복덕방사람들이 입주후 2년까지 전매가 금지된 주공아파트 분양때 현장에 나와 명함을 돌리며 『전매방법은 있다』 고 공공연히 말했었다.
주택건설업체들은 과거의 경우 신규아파트 당첨자 60%정도가 제날짜에 중도금을 냈느데 실수요자들이 채권매입액만큼 부담이 많아져 미납자가 훨씬 늘어날 우려가 많은 것으로 보고있다.
또 업계는 인기지역이 아닌 신길동 아파트에까지 채권입찰제를 실시하는 서울시의 조치에 몹시 못마땅한 눈치다. 분양을 해봐야 알겠지만 가락동 한양아파트의 경우 0순위가 미달된 전례를 지적하고 있다.
투기억제에는 찬성하지만 채권입찰제 확대실시로 비인기지역의 주택경기를 위축시킬 우려가 있는 것이다. <이석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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