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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속되는 NEIS혼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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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국가인권위원회의 교육행정정보시스템(NEIS) 관련 권고안에 대해 일선 학교 정보화 담당 교사들이 인터넷에서 집단적으로 반대의사를 표출해 혼란이 이어지고 있다.

특히 윤덕홍(尹德弘)교육부총리가 14일 모교인 대구 동덕초등학교를 방문한 자리에서 "인권위의 결정을 존중한다. 다음주까지 최종 입장을 정하겠다"고 밝혀 정보화 담당 교사들을 중심으로 한 반발은 계속될 전망이다.

전교조도 14일 기자회견을 열고 "교육부가 인권위 권고를 수용하겠다는 약속을 어길 경우 계획대로 연가투쟁에 들어가겠다"고 밝혔다. 한국노총 계열의 또다른 교직원 노조인 한국교원노조는 성명을 내고 "교단 혼란을 빚은 尹부총리는 물러나라"고 요구했다.

◆NEIS를 둘러싼 힘겨루기=인터넷 포털사이트인 '다음'에는 학교 정보화 교사 등을 중심으로 '전국교육정보담당자협의회'라는 이름의 모임이 결성됐다. 현재 회원수는 1백20여명. 이들은 교육부의 인권위 권고안 수용에 강력히 반대하고 있다.

이들은 "지금까지 고생한 정보화 교사들이 뭉쳐 권고안 수용 거부 의사를 교육부에 전달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반해 전교조는 교육부의 인권위 수용 철회 가능성에 제동을 걸고 있다.

교육부가 약속을 어기는 순간 16~19일로 예정된 조합원 대상 연가투쟁 찬반투표 실시 등 투쟁 절차를 밟는다는 것이다.

원영만 전교조 위원장은 "교육부의 일부 관료가 납득할 수 없는 이유로 권고안 수용을 차일피일 미루고 있다"며 "이는 교육부와 전교조 사이에 어렵게 형성된 신뢰를 송두리째 뒤엎는 행위"라고 비난했다.

◆해법은 없나=일선 학교 교사들은 NEIS와 학교종합정보관리시스템(CS)을 병행할 경우 빚어질지도 모르는 혼란을 해소하기 위한 해법 마련을 요구하고 있다.

김용호 서울 금천고 교사는 "지방의 일부 학교에서 CS 서버를 폐기했다는 얘기가 있으므로 실태를 먼저 조사한 후 보완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이른 시일 내에 NEIS 자료를 CS로 다시 옮길 수 있도록 변환 프로그램 개발과 보급을 요구하는 교사들의 목소리도 있었다.

특히 6차 교육과정에 맞게 운용되던 CS 프로그램과 선택과목이 크게 늘어난 7차 교육과정에 맞게 운용되던 NEIS 프로그램 사이에 충돌이 생기는 문제도 시급히 해결해야 한다고 교사들은 입을 모았다.

자양중 강성욱 교사는 "상당수 학교는 CS에서 NEIS로 자료를 옮길 당시의 원자료를 가지고 있을 것"이라며 "교육부는 시간을 더 끌지 말고 일선 학교에 'NEIS와 CS를 병행하라'고 발표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밖에 NEIS를 일선 학교 현장에 정착시키기 위해 노력해온 정보 담당 교사들을 설득하는 작업이 필요하며, 여기에는 CS와 NEIS 병행을 요구한 전교조도 적극 나서야 한다는 주문도 많았다.

전교조쪽 교사들은 "교무.학사 등 3개 영역에서 CS 활용이 발표된다면 동료 교사들을 설득해서라도 적극적으로 돕겠다"고 밝히고 있다.

강홍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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