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홈런 3방 "우리는 PO로 간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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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선수들이 SK를 누르고 플레이오프 진출을 확정짓는 순간 마운드로 달려나와 기쁨을 나누고 있다. [대전=연합뉴스]

대전구장 밤하늘에 독수리가 쏘아올린 세 방의 홈런이 폭죽처럼 터졌다. 구장을 가득 메운 관중은 그 홈런의 궤적을 따라 '만세삼창'하듯 환호했다. 그 홈런이 꼬리를 감춘 자리에서 독수리 한화 이글스가 플레이오프 무대를 향해 힘차게 날아올랐다. 한화가 플레이오프에 진출했다. 한화는 6일 대전구장에서 벌어진 SK와의 준플레이오프 5차전에서 브리또.신경현.이범호의 홈런 세 방을 앞세워 6-5로 승리, 3승2패로 시리즈를 마감했다. 한화의 플레이오프 진출은 1999년 이후 6년 만이다.

23개의 안타를 주고받는 타격전. 한화의 대포가 SK의 소총보다 강했다. 한화엔 승운도 따랐고, SK엔 불운이 이어졌다. 한화는 경기 시작부터 기다렸다는 듯 SK를 몰아붙였다. 1회 선두 조원우가 안타로 포문을 열었고 계속된 1사 만루에서 이도형의 우전적시타로 선취점을 올렸다. 한화는 2회 브리또와 신경현이 랑데부 홈런을 합창, 3-0까지 치고 나갔다.

반격에 나선 SK는 곧바로 3점의 열세를 만회했다. 3회 2사 2루에서 김민재.이진영.김재현이 3연속 안타를 때려 2점을 따라붙었고 4회 박경완의 적시타로 3-3 균형을 맞췄다. 그러나 SK는 이 과정에서 3회 이진영, 4회 박경완이 각각 누상에서 아웃돼 달아오르는 상승세에 찬물을 끼얹었다.

SK가 주춤거리자 한화가 다시 고개를 들었다. 4회 조원우의 적시타로 4-3으로 앞선 한화는 5회 2사 후 이범호가 우중간 담장을 넘기는 2점 홈런을 뿜어내 SK의 사정거리에서 멀어져 갔다. SK는 5회 이진영, 6회 이호준의 병살타가 발목을 잡았고 9회 박재홍이 2점 홈런을 때렸지만 한 뼘이 모자랐다.

SK는 선발 채병용이 1이닝 만에 무너져 경기를 어렵게 풀어 갔다. 반면 한화는 선발 송진우가 3회 2사 후부터 4회 1사까지 5연속 안타를 맞았지만 뚝심으로 버텼고 결국 6회까지 송진우로 끌어간 뒤 7회부터 최영필을 투입, 리드를 지켜냈다. 한화 김인식 감독은 "송진우가 맞고 있을 때 바꾸고 싶어 몇 번이나 엉덩이가 들썩거렸지만 참았다. 결과적으로 그게 승인이 됐다. 이겨서 기쁘긴 한데 플레이오프를 생각하면 걱정이 앞선다"고 말했다. 정규시즌 4위로 올라와 3위 SK를 잡아챈 한화는 8일부터 2위 두산과 5전3선승제의 플레이오프를 벌인다.

대전=이태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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