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태교 현대 임부들에도 유익|속초전문대 임희규교수 주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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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정신적 차원에서 여러가지 금기사항을 두어 피해를 미연에 방지하려는데 뜻을 둔 전통사회의 태교는 현대생활에 맞도록 응용 발전시켜 나가야한다.
속초전문대 유아교육과 임희규교수는『한국가정관리학회지』창간호에서 「한국의 전통적 태교에 관한 연구」를 통해 이같이 주장했다.
태교란 임신부가 정신을 수양하고 말씨와 행동을 조심함으로써 태아에게 좋은 영향을 주려는 교육적 노력. 이같은 우리 전통사회의 태교는 임신부의 정서관리·영양관리·건강관리의 세부분으로 크게 나누어진다. 이중 가장 비중을 크게 둔것이 정서관리.
『규합총서』는「아기 가진 아낙네는 지나치게 성내서 기운을 쓰거나 애태우지 말며, 크게 놀라면 아기가 간질한다」고 했으며『천도교경전』에는「일삭이 되거든 기울어진 자리에 앉지 말며 기울어지게 썰어진 것은 먹지 말며 남의 말을 하지말고 기대어 앉거나 남의 눈을 속이지 말라」고 하고 있다.
임부 못지않게 아버지의 태교도 강조하고 있는데『태교신기』는「부부는 서로 예의를 잃지 않아야하며 헛된 욕망이나 요망스럽고 간악한 기운이 몸에 붙지 않게 하는것이 자식을 갖는 아버지의 도리」로 규정했으며 『동의보감』은 날과 달이 겹치는 날 또는 크게 기쁠때나 신경을 써야할 때, 큰 화롯불곁등에서는 성교를 피할것을 강조하고 있다.
이같은 태교내용은 임신부의 정신적 상황이 그대로 태아에게 전달되고 영향을 준다는 생각에서 임신부의 절대적 안정을 요구한 것으로 특히 극기위주의 정서적 태교실천을 강조한것으로 볼수있다는것.
다음으로 태교에서 많이 등장하는 것은 영양관계.
『소학』「열녀전」에는「부인이 잉태하면 맛이 이상한 것은 먹지 말라」고 했으며 『천도교경전』에는 「포태하거든 육종을 먹지말며 해어도 먹지말며 논의 우렁도 먹지말며 지렁이 가재도 먹지말며 물론 아무 고기라도 먹으면 그 고기의 기운을 따라 사람이 나서 모질고악하게 된다」하였다.
『태교신기』는 「술을 먹으면 1백가지 혈맥이 풀리고, 말고기와 비늘없는 물고기를 먹으면 해산하기 어렵고, 엿기름과 마늘은 태를 삭히고, 개고기를 먹으면 자식이 소리를 못하거나 천하게 되고. 토끼고기를 먹으면 언청이가 된다고 했다.
그러나 밤·대추를 먹으면 명이 길어 대를 이을 자식을 낳고 호두는 아들을 낳는다하여 특히 섭취를 권장하였다.
또 『규합총서』는 「아기가진 아낙네는 옷을 너무 덥게 입지 말고, 술을 너무 취하게 마시지 말며, 무거운 것을 들고 높은데 오르거나 험한데 다니지말고, 힘에 겹게 일하여 과히 상하게 하지말고 많이 자거나 오래누워있지 말며, 때때로 거닐라」고 했으며 『태교신기』도「임신하면 부부 함께 자지않고 잠과 눕기를 많이 하지말며, 무거운 것을 들지말라」하고 있다.
건강관리면에서 체력증진을 위한 적당한 운동과 신체에 무리가 가지 않도록 안전관리를 철저히 하도록 주의를 요하고 있다.
임교수는『전통사회에서 태교는 적어도 한 인간이 갖추어야 할 덕목으로 취급되었고 이것은 태아교육은 물론 올바른 가정형성에도 큰 영향을 주었으므로 그 정신과 마음가짐, 태도등은 지금도 본받아야 한다』고 주장하고『다만 과거와 같은 지나친 금기위주 보다 권장사항을 앞세우도록 하는 바람직한 방법의 모색이 필요하다』고 결론지었다. <홍은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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