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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경주대회 열어 젊은 경마팬 모을 것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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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현명관(74) 한국마사회장이 경마 혁신 구상을 내놨다. 경마를 사행산업이 아닌 국민 스포츠로 키우겠다는 취지다. 15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연 신년 기자간담회에서다. 핵심은 국제화와 지역상생이다. 2013년 12월 취임한 현 회장은 “국제 경주대회를 개최해 박진감을 높이는 한편 장외발매소(화상경마장)를 지역 문화공간으로 변신시켜 일반 국민의 관심을 이끌어내겠다”고 말했다.

취임 1년이 지난 현명관 한국마사회장의 올해 화두는 ‘재미있는 경마’였다. 우수한 외국말을 더 많이 불러와 ‘보는 재미’를 더하겠다는 거다. [뉴시스]

 - 왜 지금 경마 혁신인가.

 “경마산업이 위기이기 때문이다. 최근 10년간 경기수는 두 배로 늘었는데 매출은 제자리다. 경기당 매출액이 반토막났다는 얘기다. 원인은 고객이 줄었기 때문이다. 고객의 고령화가 심각하다. 2010~2013년 4년간 20~40대 고객 비중은 48.2%에서 36.6%로 크게 줄었다. 미래 고객인 젊은층이 경마장에 안 오는데 어떻게 매출 증가를 기대하겠나.”

 - 젊은층의 관심이 적은 이유는 뭘까.

 “재미가 없어서다. 우리나라 경마는 우물 안 개구리다. 매번 같은 국산 말끼리만 경주를 하니 보는 재미를 위해 오는 고객은 줄고 베팅이 목적인 고객만 경마장을 찾는다. 미국·유럽은 다르다. 경마가 비싼 입장료를 내고 관람하는 고급 스포츠로 자리 잡았다. 여러 나라의 우수한 말들이 모여 경주하는 모습이 흥미진진하기 때문에 고객이 몰린다.”

 - 어떻게 바꿀 건가.

 “국산말과 외국말의 경쟁을 늘려 경주를 더 재미있게 만들겠다. 이를 위해 외국말 도입 규제를 완화할 계획이다. 마주와 기수를 해외에서 불러올 거다. 국제 대회도 더 확대하려고 한다. 현재 일본·싱가포르만 참여하고 있는 코리안컵에 미국·홍콩·아랍에미리트와 같은 경마 강국을 참여시키겠다.”

 - 장외발매소에 대한 부정적 의견이 많다.

 “시설이 낙후된 탓이 크다. 지금까지는 담배연기 꽉 찬 곳에서 선 채로 경마를 보는 장소로 인식됐다. 이러다 보니 고객 입장에서는 불편하고 지역민은 혐오시설로 여겼다. 취임 이후 전국 30개 장외발매소 중 16개를 증권사 객장처럼 깔끔하게 바꿨다. 지정좌석제도 도입했다. 앞으로 장외발매소를 지역민이 부담없이 모임 갖고 책을 읽는 문화센터로 변신시키는 게 목표다. 이렇게 하면 더 이상 지방자치단체에 장외 발매소 설치하게 해 달라고 ‘구걸 마케팅’ 하는 일은 없을 거다. 오히려 지자체가 유치를 원하도록 만들겠다.”

 - 서울 용산 장외발매소는 서울시·용산구가 철회해달라는데.

 “용산구청이 사용허가를 내줘놓고 주민 반대를 이유로 나가라는 건 법치주의 국가에서 있을 수 없는 일이다. 그러면 공기업 뿐만 아니라 어느 사기업·외국기업이 투자하겠나. 한국 사회를 유지하는 가치관의 문제다.”

 - 마사회 상장 계획이 궁금하다.

 “상장시 성장가능성이 있을 거다. 결정은 정부가 한다. 상장을 하려면 비영리법인인 한국마사회를 영리법인으로 바꿔 정부가 대주주가 된 뒤 나머지 주식을 시장에 내놓는 절차를 거쳐야 한다”

세종=이태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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