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강업계 덩치키우기 상당수 실현 안될 수도"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경제 03면

미무라 아키오(三村明夫.사진) 신일본제철 사장은 세계 철강업계에 부는 덩치 키우기 바람에 대해 "매우 조심스럽게 대응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브라질.대만.한국 등에 짓기로 계획된 일관제철소 중 상당수는 현실화되지 않을 수 있다"면서 "천문학적인 투자비를 마련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3일 서울 삼성동 그랜드인터컨티넨탈 호텔에서 열린 국제철강협회(IISI) 회장단 간담회 후 일부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이같이 말했다. 미무라 사장은 현재 IISI 회장을 맡고 있다. 신일본제철은 조강 생산량 3141만t(2004년 기준)으로 세계 3위 철강업체다. 미무라 사장은 "신일본제철은 투자비 수백억 달러를 들여 연간 생산규모 1000만t 이상의 제철소를 새로 짓는 문제에 대해서는 매우 망설이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그는 ▶제철소 건설 비용이 갈수록 비싸지고 있으며▶중국 철강생산이 공급 과잉 상태란 점이 이런 결정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밝혔다. 미무라 사장은 신일본제철은 인수합병(M&A)이나 새로 일관제철소를 짓기보다는 비용 절감과 고부가가치 설비 투자에 집중할 뜻을 밝혔다.

그는 "신일본제철의 키미츠.나고야.히로하타 공장 등에서 추진중인 자동차 강판과 조선용 후판 설비 확장에 보다 힘을 기울이고 있다"며 "이들 설비가 완공되면 자동차 강판과 조선용 후판 등의 고부가가치 제품을 더 많이 생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이들 고부가가치 제품과 중간재 비중을 전체 수출제품 중 80% 이상으로 늘려 중국의 저급재와 건축용 상용재 공세에 대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지영 기자

포스코 이구택 회장 국제철강협 회장단 선임

한편 IISI는 이날 총회에서 신임 회장에 룩셈부르크 아르셀로사 기돌레 사장을 선임했고, 포스코 이구택(사진) 회장과 US스틸의 존 서머 사장을 부회장에 뽑았다. 포스코 이 회장은 임기 4년의 회장단에 선임됨에 따라 순차적으로 1년씩 회장을 맡도록 한 IISI 규정에 따라 2007년 또는 2008년 총회에서 회장에 선임되게 된다. IISI는 또 커지는 아시아 철강 업계의 위상을 반영해 내년에 중국 베이징(北京)에 아시아 사무소를 개설하기로 결정했다. 이와 함께 IISI는 2006년 세계 철강수요가 2004년보다 4~5%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중국의 철강 수요가 내년에도 7~10% 성장세를 계속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