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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드먼삭스, 하나지주 최대주주로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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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1면

미국계 투자은행인 골드먼삭스가 12월 출범하는 하나금융지주의 최대주주가 된다. 하나은행은 3일 "지주회사 전환 과정에서 하나은행이 갖게 되는 자사주 1300만 주를 골드먼삭스에 매각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이에 따라 골드먼삭스는 현재 보유 중인 500만 주를 포함해 모두 1800만 주(9.4%)를 갖게 돼 기존 최대주주인 싱가포르 국영투자회사 테마섹(9.06%)을 제치게 됐다.

본계약은 하나은행그룹이 지주회사로 전환되는 12월 중 체결된다. 양측은 골드먼삭스가 지주사에 비상임 이사 1명을 파견하되, 김승유 하나은행 이사회 의장의 경영권을 보장키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나금융지주 경영진은 김승유 의장과 윤교중 지주회사 추진위원장 등 2명의 상근이사와 김종열 하나은행장, 조왕하 대투증권 사장 등 비상근이사 3명으로 구성될 예정이다.

매각 가격에 대해 하나은행은 "공개하지 않기로 했으나 최근 시장가격을 반영한 수준"이라고 밝혔다. 시장에선 매각 가격이 주당 3만원 선으로 모두 4500억~5000억원 수준일 것으로 보고 있다. 이번에 매각된 주식은 하나은행의 100% 지분을 갖고 있는 대투증권.하나금융경영연구소.하나I&S 등 3개 자회사의 주식을 지주회사로 넘기는 대신 받게 되는 1651만 주 가운데 일부다. 하나은행은 이번 매각을 통해 지주회사 체제 출범 뒤 주식 물량 부담을 덜고 외환은행 등 다른 금융회사 인수를 위한 자금도 상당 부분 마련할 수 있게 됐다. 꾸준히 한국 진출을 시도해 왔던 골드먼삭스도 하나금융지주를 통해 한국 금융시장에 안착할 수 있게 됐다.

하나금융지주의 주요 주주는 테마섹과 템플턴(8.71%), 알리안츠(4.87%), 홍콩계 펀드인 JF에셋매니지먼트(3.97%), 동원증권(3.81%), 포스코(3.18%) 등이다. 김종열 하나은행장은 "이번 결정으로 하나은행의 자본 기반이 강화되고 향후 선진금융의 노하우를 접목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하게 됐다"고 밝혔다.

나현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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