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파도」에 웃고 운 해태·삼성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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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선두와 최하위의 승패의 명암이 너무나 대조적이다.
1점차로 해태는 선두를 지키며 웃었지만 삼성은 위기때마다 실책이 겹쳐 최하위를 벗어나지 못하고 울고 말았다. 경기내용에서도 해태에는 행운이 따랐으나 삼성에는 실책이 실점으로 연결되는 불운의 연속이었다.
해태는 1회초 4번지명타자 김봉연의 투런과 5번 김성한의 솔로 등 올시즌 2호랑데부홈런으로 MBC에 기선을 잡는 선제3점을 올려 기세를 올렸다. 초반두발의 홈런으로 MBC는 선발 유종경을 강판시키고 오영일을 구원으로 내세워 추격을 시작, 4회말 1사2루에서 5번지명타자 유승안의 좌월적시 2루타와 8회말 8번 김용운의 솔로홈런으로 1점차로 따라붙었다. MBC는 9회초 무사만루의 위기를 잘 넘김으로써 대세는 더욱 MBC쪽으로 기우는가했다.
MBC는 9회말 선두2번 최정우와 3번 김재박이 연속 사사구로 나가고 다시 1사2-3루의 역전찬스를 눈앞에 두었다.
핀치에 몰린 해태 김응룡감독은 이 절대절명의 위기에서 선발 주동식 투스를 강판시키고 이상윤을 내세워 불을 끄게했다.
명승부사다운 멋진 투수교체였으며 이것이 교묘하게 적중했다.
이상윤은 5번 유승안을 볼3개로 가볍게 삼진으로 처리하고 6번 김정수마저 범타로 잡아 MBC의 역전승의 꿈을 극적으로 짓밟은 것이다.
해태 승리투수 주동식은 비록 완투승을 놓쳤지만 동료 이상윤에게 감사의 악수를 청했다.
반면 삼성은 1회말 4번 장효조)의 적시2루타와 2회말 6번 이만수의 솔로홈런으로 초반에 선제2득점을 올렸다.
그러나 삼성은 4-3으로 앞서던 8회초 2사후에 OB 7번 양세종의 단타를 우익수 장효조가 다리사이로 빠뜨린 실책이 화근, 양을 2루까지 보냈고 8번 조범현에게 좌전적시타를 허용, 4-4동점을 내주었다. 이 실책이 없었더라면 경기는 연장전 없이 끝나고 마는 것이었다. 삼성은 위기때마다 실책이 겹치는 불운때문에 최하위를 모면하지 못했다.
OB는 연장 11회초 1사만루에서 4번지명타자 김우열의 결승타로 6-4로 승리를 거두었다.
이날의 경기에서 해태 김봉연은 3게임 연속홈런을 날렸으며 해태는 11승1무6패로 선두를 지킨 반면 삼성은 8승l무13패로 최하위의 늪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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