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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 사칭해 '지입차 분양한다' 떳다방 사기단 적발

중앙일보

입력

대기업 계열사를 사칭해 사무실을 차린 뒤 지입 화물차를 분양한다고 속여 수억원을 가로챈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경기 부천 원미경찰서는 13일 지입 화물차를 분양한다고 속여 금품을 가로챈 혐의(사기)로 최모(46)씨 등 2명을 구속했다고 밝혔다. 또 이들을 도운 김모(37)씨를 같은 혐의로 불구속 입건하고 달아난 박모(45)씨를 쫓고 있다.

최씨 등은 지난해 7월부터 12월까지 화물차 운전기사 4명에게 계약금 등의 명목으로 2억원을 받아 챙긴 혐의다. 이들은 대기업을 사칭한 'OO로지스'라는 사무실을 차린 뒤 생활정보지에 '지입 화물차 기사 모집, 월급여 600만원 보장'이라는 광고를 냈다. 이후 광고를 보고 찾아온 이들을 대상으로 인근에 있는 물류센터와 화물차 등을 보여주며 환심을 샀다.

피해자들은 차량 분양대금 등의 명목으로 이들에게 1인당 7000만원에서 8000만원을 송금했다. 이들은 돈이 입금된 것을 확인하면 사무실을 폐쇄하고 잠적하는 '떳다방' 식의 수법으로 서울과 경기 부천, 인천 등을 오가며 사기를 친 것으로 확인됐다. 최씨 등은 피해자들에게 받은 돈을 모두 유흥비 등으로 사용해 검거 당시엔 500만원만 남아있었다고 경찰은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피해자들은 대부분 은퇴 후 새로운 일자리를 찾던 이들"이라며 "최씨 등의 범행으로 피해자들의 가정은 산산조각이 났다"고 말했다. 경찰은 다른 지역에서도 피해 신고가 접수돼 있는 점 등으로 미뤄 추가 피해자가 있을 것으로 보고 여죄를 수사할 방침이다.

부천=최모란 기자 mor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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